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경 지음 / 래빗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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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bithole_book

* 갑작스레 엄마라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힘들고 이해받지 못하는 세상에 떨어진
여자의 심정을 너무 잘 표현해 준 두 작품

* "고립감"
아 그게 고립감이었구나~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12년전에 느꼈던 그 기분의 정체를 알았다
힘들다 소리조차
이해는 커녕 죄의식을 가져야하는 기분
육체적인 힘듬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그 너머 설명되지 않는,
끝이 없을 것같은 암담함

* 소설 속에서는
육아메이트로 충분치 않으나
일단 존재하기는 하는 육아메이트,
남편이 있지만
나는 남펀이 진짜 남의 편이다 못해
주적이 되는 첫번째 순간을
경험했었다.

* 초초초 예민한 아이에,
포대기 하나 감고 기저귀 하나 가는 것조차 서툰 똥손 초보맘에,
육아는 내 일이 아닐 뿐더러
엄마가 되어서 어떻게 힘들다 소릴 하는지 이해는 커녕 한심하게 보는 애아빠

* 어느 날인가
나에게 꼭 필요한 위로를,
펑펑 한바탕 울어재낀 후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준 것은
1970년대에 나왔던
생명보험회사에서 준
접착식 앨범 첫 장의 홍보물에 적힌
한 마디를 읽었던 순간이었다
"엄마도 인간이다"
그 당시 나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말이 아니라
딱 그 한마디가 필요했었던 것이었다

* 소설 속 미주가 젖병 소독이나 하는 AI'알렉산더'에게서 외롭고 고단한 육아 중 큰 위로를 받고 숨통을 트였던 것처럼
초보 엄마들에겐 딱 그게 필요한 거다.
알렉산더가 실질적으로 한 것은
젖병소독 정도이다
그러나 알렉산더가 나타난 이후
미주의 삶은 달라졌다

*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에서 혜인도 마찬가지다. 혜인에게 필요한 것은
아기 이안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그 상황을 함께 해 줄 누군가였다.
순하디 순한 아기라 해도
육체적인 노동의 정도가 문제가 아니라
한 생명을 오롯이 나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상황 자체가 너무나 부담스럽고 무겁고 무서운 일이기에.

* 두 아이의 아빠지만 저 시기를 함께 하지 않고 방치했던 남편.
내 마음을 이해시키기엔 역부족이라 포기해버렸던 나.
지금이라도 남편에게 이 책을 읽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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