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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교실에서 여학생과 남학생이 사는 법 ㅣ 슬기로운 학교생활
은이정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11월
평점 :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나'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나는 누구이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야 할지
순간순간 묻게 되지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젠더(Gender)'입니다.
젠더는 '남자다움은 무엇이고, 여자다움은 무엇이다'라는
사회적 인식 속에서 자연스레 학습되는, 성별에 따른
사회적 특성을 말합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에 맞추어 생각하고 행동하지요.
자신의 성정체성과 성향이 어떠한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이미 내면화된 편견을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젠더에 대해 알아보고 성찰하는 과정이 더욱 필요합니다.
p4
지금의 아이들이 자라면서 겪게 될 여러 사회 문제 중 하나가
'젠더 갈등'이라고 한다. 겪게 될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교실에서
겪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초등학생까지는 성별에 대한 차이를 문제로 인식할 만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사는 듯 한데 사춘기에 들어서면 확연히 달라진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일상이 될 세상에서 아이들이 어떤 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사춘기 교실에서 여학생과 남학생이 사는 법] 책은 조금 특이하게
구성되어 있다.
8명의 중학생의 동아리 '이탐반' 아이들 8명이 젠더, 남자다움, 여자다움 등을 주제로 한 가상의 짧은 이야기(사례)를 쓰고
이 이야기에 대한 생각에 이탐반 아이들이 댓글을 달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형식이다.
'이탐반'이란, 한빛청소년자람센터의 청소년 토론 동아리
'이야기탐구반'을 뜻하며 지도교사 천원쌤이 1년 동안 활동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쓴 댓글을 읽으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중학생들이?' 하는 놀라움을 던져준다.
생물학적인 변화에 집중한 내용이 아니라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어쩌면 벌써 편견을 가졌을 법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키워드로 나타낸다면, 성 관념, 성 정체성, 성적 지향, 해로운 남성성,
차별, 탈코르셋, 성적자기결정권, 성폭력등을 주제로
그와 관련된 용어들의 의미와 사회 속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또, 이들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아이들이 찾고 탐구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왜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하는 걸 폭넓게 생각해야 하는지,
이것을 지키는 것이 왜 인권, 인간다움, 공정을 지키는 것임을
깨닫는 과정이 아름답다.
주입식으로 '이렇다, 알아둬라.' 가 아니라
아이들이 일 년 동안 이 주제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고
서로가 가진 생각들을 나누고, 지향해야 하는 것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배움의 과정이 보여주어 청소년들이 이 과정을 책으로라도 경험하면
좋겠다 싶다.
교실 속 각자의 성정체성을 인식하는 시기인 청소년기, 그들이 타인에게 편견에 갖히기 전, '이탐반' 아이들처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활동을 하며 함께 탐구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면 지금도 겪고 있고, 앞으로 문제가 될지도 모르는 젠더 갈등의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주변에 이탐반이 생기면 내 아이와 내가 함께 가입하고 싶을 정도이다.
우리 지역에도 이탐반이 생기길 희망한다.
또, 청소년들이 이탐반같은 활동을 많이 하면 좋겠다.
청소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생각학교'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