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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페이퍼백) ㅣ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_페이퍼백 에디션 6
샬럿 브론테 지음, 김나연 옮김 / 앤의서재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견해를 쓴 글입니다.

나의 청소년기에는 지금처럼 다양한 소재를 담은 청소년 소설이 없었다. 대신 성인 소설이나 고전들이 서점의 책장을 채우고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편이었기에 용돈을 아껴 서점에서 직접 책을 골랐는데, 항상 딱 한 권만 골라야 한다는 게 힘들었다. 우리집은 부모님이 전집을 들여다 주는 집은 아니었지만, 친구들의 부모님 중 다른 분들이 있었다. 그 친구 부모님과 친구 덕에 서점에서 구입하지 않아도 세계 고전 소설 읽을 수 있었다.(감사합니다)
그때 나의 마음을 흔들었던 책 중 단연 1위는 [제인 에어]였다. 로체스터가 제인을 향한 마음을 표현할 때 내가 제인이 되어 사랑 고백을 받는 듯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또 제인이 로체스터가 숨긴 것을 알고 떠날 때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함께 느꼈다. 세월이 흘러 시간이 많이 지나 소설 속의 모든 장면을 기억하진 못하고 마음 속에 남은 몇 장면이 그 책의 인상으로 남아있었다. 나는 [제인 에어]를 제인 에어가 여러 역경 속에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것으로 기억했던 것 같다.
기회가 닿아 [제인 에어]를 다시 읽었다. 그 당시 읽었던 책의 두께에 비해 더 두꺼워진 것으로 읽었는데, 그 때 내가 읽었던 책에 대한 기억을 더듬자니 내가 읽었던 책이 [제인 에어] 원본을 번역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780쪽에 가까운 책이다 보니 끝까지 읽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고전을 읽으며 사람을 바라보는 촘촘한 시선과 인간을 이해하려는 '고뇌'는 시대가 달라졌다해도 변함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제인에어]에 등장하는 사건의 재료는 현대 소설에도 여전히 쓰이고 있고 말이다. 부모 잃은 조카에게 외숙모나 사촌이 괴롭히는 것, 나이가 많은 부자 남자가 신분이 낮고 순수한 제인 에어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 중혼을 하려고 한 것, 기숙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대, 부유한 친척의 유산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것 등 이런 소재들은 최근에 읽었던 요즘 쓰여진 소설들에도 사건을 이어가는 장치이다.

[제인 에어]의 작가는 워낙 유명한 작가이기에 그녀의 자매의 작품까지 읽었었다. 또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책 앞에 소개된 자세한 내용까진 몰랐었다. 새삼 그 시대 여자 작가로 산다는 것이 어떠한 것일지 생각해 본다.
1847년에 나온 글이 179년이 지나서도 읽혀지고, 사람들에게 감동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청소년기 '사랑'의 관점으로 읽었던 '제인 에어'는 로체스터가 얼마나 제인 에어를 사랑하는가를 마음에 새기며 읽었다면, 중년의 내가 읽은 '제인 에어'는 선과 악이라는 기준을 가진 제인 에어가 자기의 가치관과 기준을 가지고 사랑을 선택하고, 자기 길을 정하는 것이 새롭게 보였다. '용서'라는 것의 범위를 어디까지 둘 것인가를 생각하기도 했다. 아마 180년 전 여성들에게는 남성보다는 못한 존재로, 선택하는 사람보다는 선택을 당하는 존재였기에 제인의 스스로 결정하는 존재라는 것이 특별했을 것이다. 현대 소설과 사뭇 다른 여성상이라 역시 고전 속 인물을 현대에 읽기에는 고루하다 한다면 '제인 에어'가 학대 장치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불의를 알았을 때 어떤 결정을 했는지, 사랑을 대하는 진실한 태도를 보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고전읽기의 시작은 제인 에어로 하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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