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그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는 단순한 노인들의 푸념이나 신세 한탄이 아니다. 일본 공익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의 센류 공모전 입선작들을 엮은 이 책은, 짧은 시 속에 삶의 희로애락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센류라는 형식을 통해, 노년의 삶을 유쾌하면서도 뭉클하게 그려낸다. 5-7-5, 단 17글자 안에 녹아있는 삶의 지혜와 유머는 때로는 폭소를, 때로는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 때 돌아가며 말한다 이름 고향 취미 지병" 이라는 센류는 자기소개 시간에 저마다의 '이력'을 나열하는 노인들의 모습 속에 씁쓸함과 함께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동창회 날엔 졸업 앨범 가져가 얼굴 인증 필수" 라는 시에서는 흘러간 세월에 대한 아쉬움과 변해버린 얼굴에 대한 유머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이처럼 "그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는 일상 속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날카롭게 포착하여 독자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선사한다. 물론, 웃음 속에 숨겨진 삶의 그림자는 결코 가볍지 않다. "나의 이 센류 당선되기 전까지 노망 못 나지" 라는 센류는 노년에 대한 불안감을 재치 있게 표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현실을 반영한다. "보이스 피싱 당할 정도의 돈이 내 통장엔 없다" 라는 시구에서는 노년의 경제적인 어려움이 자조적인 웃음 속에 녹아있다. 이처럼 "그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는 유쾌함과 페이소스를 동시에 선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단순히 노인들의 이야기를 엿보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미래를 미리 엿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 역시 시간이 흘러 노인이 되었을 때, 이러한 희로애락을 겪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에 담긴 센류들을 읽으면서 나는 노년의 삶 또한 유머와 지혜로 가득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단순히 노인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