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는 알고 있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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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을 좋아하지만

일본작가의 추리소설만 읽어온 나에게

남미작가의 추리소설은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엘레나는

파키슨병을 앓고 있는 60대 여성이자

죽은 리타의 엄마이다.

파키슨병으로 알약을 먹지 않으면

작은 움직임조차 힘든 엘레나는

딸인 리타의 도움없이 살기 힘들다.

그러던 딸이

비오는 날 성당에서 목을 매고 죽은채 발견되었다.

신부님도 형사도 판사도 모두들

리타가 자살을 한 것이라 이야기하지만

단 한사람, 엄마인 엘레나만

리타가 살해당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의 딸인 리타의

감춰진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시작하며 그 조력자로 이사벨을 찾아간다.

과연 리타를 죽게 한 것은 무엇일까?


제가 엄마인가요, 신부님?

저는 미망인도 아니고 고아도 아니에요.

저는 대체 뭔가요?

어머니요, 엘레나.

당신은 지금도 여전히 어머니에요.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거고요. 아멘

<엘레나는 알고 있다> p.99

책을 읽으면서 초반에

딸을 잃은 엄마 엘레나에게 많은 감정이입이 되었었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남은 딸까지 떠나보내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엘레나의 모습은

더더욱 슬프게 느껴졌었다.

더군다나, 엘레나는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시간적,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엘레나의 이 한계가

독자들로 하여금 엘레나에게 더 이입하게 하였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책을 읽으면서

엘레나의 입장에서 누가 리타를 죽였는지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를 용의선상에 올리며

범인을 찾으려 노력했던 것 같다.

엘레나, 리타 그리고 이사벨

세 여자의 갈등 관계속에서 진행되는 이 소설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사뭇 다르게 흘러가서

후반부에서는 조금 당황하기도 하였지만

이 역시도 흥미로웠다.

<엘레나는알고 있다>의 작가는

여성의 역할이 무엇인지,

여성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지금 우리들이 전통적인 성역할을 강요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가벼운 추리소설로 생각하며 읽다가

작가에게 한번도 진지하게는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을 받으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이 소설은 올해 2023년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되어 공개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소설을 읽고나서 드라마로는 어떻게 묘사될지

더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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