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제국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처음 읽은 김영하의 소설은 <엘리베이트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였다. 아니, 이렇게 냉소적인 미소를 짓게 만들다니 하면서 매우 재미있게 읽었었다.

그 후에도 종종 김영하의 소설을 읽었었고 그 때마다 느낀 점은, 다른 사람들은 그냥 무심히 지나가는 무언가에 주목하여 새로운 각도로 보여주는 작가라는 점이었다. <아랑은 왜>, <검은 꽃>, <오빠가 돌아왔다> 등등. 그리고 이 책 <빛의 제국>도 그러하다. 21세기에 새삼스럽게 80년대 NL계열(맞나??)에 침투한 남파간첩 이야기라니.  

만 하루동안의 이야기가 시간대별로 쭉 이어진다는 점에서 하루키의 <어둠의 저편>과 매우 유사한 형식을 보여준다. 그만큼 글의 전개는 매우 빠르고 또 잘 읽힌다.

주인공은 현재까지의 인생 전반부는 북한에서, 후반부는 남한에서 너무나도 다른 각각의 체제에 적응하여 충실히 살아왔으나 어느날 갑자기 북한으로부터 귀환명령을 받게 된다. 그는 북한이냐 남한이냐 하는 선택에서 갈팡지팡하게 되고 결국은 자신이 익숙하게 길들여진 곳을 택하게 될 수 밖에 없게 된다. 만약 반대의 경우 북파간첩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내용이더라도 결국 익숙하게 길들여져 있는 곳을 택했으리라.

처음에 신선하던 김영하의 소설과는 다르지만 파묻혀있던 무언가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은 여전하다. 근데 왜 제목을 <빛의 제국>이라고 했을까?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이 소설의 제목으로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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