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이유 -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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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제인 구달이 있기까지.

 

워낙 유명인이기도 하고 감히 이런 분의 책을 보고 내가 논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살펴보면 이렇다.

 

그녀는 자신을 낮춰서 표현하였다. 학사학위도 없는 자신을 믿고 아프리카 곰베로 보내준 루이스는 진즉에 그녀의 동물 사랑을 알아보았다.

 

제인 구달은 어렸을 때 닭이 어떻게 알을 낳는지 궁금하여 그 어린 나이에(5세 정도) 4시간을 꼼짝 않고 닭장에서 숨어서 기다린다. 그리고 닭이 알을 낳는 광경을 목격하고 그 길로 어머니께 달려가 신나게 그 모습을 표현한다.

 

어린 딸이 없어져서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하고 정신없는 와중에 어머니는 그녀의 말을 차분히 들어주신다. 절대 혼내는 법이 없다.

 

지금의 제인 구달이 있기까지는 8할이 어머니 덕인 것으로 보인다.

 

희망의 이유에서 간간이 어머니에 대해 나오는 구절이 있는데, 제인 구달의 어머니는 참으로 남다른 사람이다.

 

부모로서 가장 기본이 되지만 가장 어려운 '기다림'을 해주는 사람이다. 제인 구달이 무엇을 하건 어떤 일을 시작하건 그녀의 곁엔 묵묵히 그녀는 믿고 기다려준 어머니가 계셨다.

 

닭 사건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제인 구달의 인생에서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그대로 읽어주고 지켜봐 주신 어머니 덕분으로 그녀의 호기심은 하늘을 달린다.

 

우리나라였다면 난리가 났을 것인데, 대단한 인물 뒤의 어머니라니 더 대단한 어머니가 곁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제인 구달은 젊은 나이에 친구가 아프리카로 이사 갔다고 하여 놀러 오라는 편지를 받고 그 길로 바로 어릴 때 꿈꾸던 자연, 동식물과 함께 하는 꿈을 꺼내기 시작한다.

 

열심히 돈을 모아서 아프리카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고 그곳에서 본인을 알아봐 준 루이스 리키를 만난다. 유명한 고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인 그를 보기 위해 자연사박물관으로 찾아갔고 거기서 그와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이다.

 

루이스는 학위는 없지만 그녀의 학식과 성품을 알아보고 그녀를 비서로 채용한다. 함께 화석을 발굴하는 등의 연구를 해나간다.

 

그러다 루이스는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에 대한 본인의 지대한 관심을 이야기하며 밑밥을 깔았던 것 같다. 그녀가 관심을 보이고 그 영장류 들의 관찰과 연구자의 길로 가게끔 덥석 물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그리고 제인 구달은 드디어 침팬지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된다. 루이스는 그녀가 동물을 탐구할 수 있도록 투자를 받고 그녀를 곰베로 보내준다.

 

희망의 이유는 에세이라고 하지만 자연과 동물에 대한 통찰과 사랑, 그리고 인류애 등 모든 것이 망라되어 있다.

 

여자 제인 구달, 연구자, 침팬지의 어머니, 교수면서 자연 운동가라고도 할 수 있는 그녀의 인생 여정을 모두 기록해 둔 책이다.

 

제인 구달 침팬지를 연구하다.

 

제인 구달은 침팬지의 행동을 보며 인간의 폭력성을 유추해 학회를 뒤집어 놓는다. 전쟁은 인간들만이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표현한다. 그만큼 인간이 다른 영장류보다 특출나게 우성인자라고 해야 할까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없음을 지적한다.

 

최초로 침팬지가 도구를 이용하여 음식을 먹고 그 도구 또한 변형하여 각기 용도에 맞게 사용한다는 것을 밝혀 낸다.

 

형제자매처럼 같은 무리에서 어울리다가도 어느 순간 그 형제를 공격하고 심지어 그 새끼까지 죽이고 먹는 모습을 보면서 제인 구달은 그 습성을 인간에 빗대 인간만이 인류의 최대 브레인이 아님을 일깨워 준다.

 

희망의 이유를 읽으면서 제인 구달이 대단한 인물이라고 다시 한번 느낀 이유가 본인의 실수를 스스로 인정한다는 점이다.

 

고베에서 7년 동안 침팬지를 보면서 그녀는 침팬지야말로 인간적이며 사랑과 슬픔 등을 같이 나누는 따뜻한 동물로 느꼈었다.

 

그러나 곧 위에서 언급한 대로 같은 무리 안에서 살육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내고 침팬지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본인의 생각을 주입하여 연구에 임한 것을 실수이고 반성한다. 연구에 있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탐구하여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나 또한 희망의 이유에서 밝힌 침팬지의 행동에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같은 인간인데 전쟁을 하고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는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지만 그런 깊은 내면의 관계를 이해하고 침팬지도 그렇게 이해득실을 따져 동족을 죽이고 먹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얼마나 똑똑한지, 인간과는 DNA 염색체가 1%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침팬지들이 무기를 알고 사용할 수 있다면 정말 전쟁을 벌일 수 있는 동물인 것이다.

 

제인 구달은 사랑을 아는 따뜻한 인류학자이다.

 

그녀는 지금 전 세계를 누비며 강연을 하고 기금을 모으고 있다. 침팬지며 자연과 동물, 환경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희망의 이유에서 누군가는 그런다. 먹을거리가 없어서 굶어 죽는 아이도 있고, 전쟁으로 집을 잃은 사람도 있는데 왜 동물을 위해 일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 이 있는 것이다.

 

제인 구달은 설명한다. 침팬지를 구하는 것이 결국 인간을 위한 길임을 차분히 알려준다. 자연을 보호하지 않으면 동물들이 갈 곳이 없어 인간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인간에게 HIV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에 노출시킬 수 있고, 종의 다양성을 잃으면 결국 마지막 파멸은 인간에게 올 것이란 것을 말이다.

 

또한 침팬지나 다른 동물들도 감정이 있어서 그들의 동물권을 대우해 주어야 한다고 언급한다.

 

맞다, 우리가 먹기 위해 도축되는 닭, 돼지, 소 등은 건강한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권리를 인정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하자는 것이 안될 이유가 하나 없다.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결국 우리를 위함이니 눈앞의 이익만을 따지고 자연과 동물을 훼손해선 안될 것이다.

 

희망의 이유는 동물학자 제인 구달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였지만 더 나아가 자연과 인간이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말 그녀의 말처럼 우리 모두가 그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다음 세대에게 살아있는 동물들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끔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제인 구달의 희망의 이유는 찬사를 받을 만하고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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