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1부 1장 - 03 세일 물건을 사면, 스스로 잘 샀다고 느끼는 이유가 무엇일까?
- 가격의 끝자리 유형과 할인에 대한 인식
당신은 이전 가격에 줄이 그어져 있고, 그 옆에 새 가격이 붙어 있는 세일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줄이 그어진 가격(이전 가격)은 소수점 없이 끝나는 가격으로 되어 있는 반면, 새로 제시된 가격은 대부분 숫자 9로 끝나는 가격이다. 이러한 매장 측의 가격 제시는 당신으로 하여금 두 가격의 차이가 좀더 크고, 따라서 당신이 보다 현명한 구매를 하는 것이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 그러나 이런 경우 진짜 효과가 나타날 것인가? 이러한 세일 정책은 소비자들의 환불에 대한 지각작용을 이용한 것이다. 최근의 한 연구는 이런 세일 정책의 효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실험자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그들에게 친숙한 제품들―시계, 전기 커피메이커, 계산기 등―을 슬라이드로 보여주었다. 물건들의 가격은 5유로에서 70유로 사이의 제품들이었다. 실험자는 이 슬라이드가 제품의 세일기간 때 찍은 사진이라고 말해주었다. 이는 제품에 붙어 있는 특이한 가격표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가격표는 이전 가격에 줄이 그어져 있고, 그 아래 새 가격이 씌어 있었다. 물론 실험군에 따라, 어떤 학생들에게는 새로 쓴 가격이 숫자 9로 끝나는 것을, 또 다른 학생들에게는 소수점 없이 끝나는 가격을 보여주었다. 한 예로 원래 13유로짜리 작은 가방의 가격표는 아래와 같았다.
1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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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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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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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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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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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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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슬라이드를 다 보여준 뒤, 일정 시간 동안 관심을 돌리기 위해 실험과 관계가 없는 다른 일들을 하도록 시켰다. 이후 실험자는 같은 제품들의 슬라이드를 이번에는 순서를 바꾸어 보여주었고, 가격에 대한 언급 또한 전혀 하지 않았다. 실험자는 학생들에게 그 전의 슬라이드에서 각 제품들의 할인 가격을 떠올려보라고 말하고, 제품들의 할인율이 어느 정도였는지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제시된 10가지 상품 중 9개에 대해 학생들은 새로운 가격이 숫자 9로 끝날 때가 소수점 없이 끝나는 가격이 제시된 때보다 더 높은 할인율을 보인다고 평가했다.〈게겐과 레고에렐Legoh럕el, 2004〉
| 결론 |
소비자는 한 제품의 가격이 13유로에서 11유로로 내릴 때보다 10.99유로로 내릴 때 더 큰 할인 혜택을 받았다고 느낀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그 차이는 아주 미세한 것이다. 소비자는 가격이 숫자 9로 끝날 경우, 그 가격에 대한 정보를 전체적으로 분석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판단과 평가행동이 왜곡되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또 다른 연구에서도 입증되었는데, 정반대의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같은 현상을 보여주었다(게겐, 2001). 실험자는 처음 가격을 9로 끝나는 가격과 소수점 없는 가격 두 가지를 제시하였고, 새로운 가격은 숫자 9로 끝나는 가격이었다(12.99유로와 13.00유로의 제품을 10.99유로로 낮추었다). 이 실험에서는 소수점 없이 끝나는 가격을 9로 끝나는 가격으로 낮춘 경우를 훨씬 더 높은 할인율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13.00유로에서 10.99유로로).
결과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때도 동일한 소비자의 평가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 쉰들러는 가격을 30.00유로에서 31.99유로로 올리는 것이 30.00유로에서 32.00유로로 올리는 것보다 더 현명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이틀 간격으로 두 가격을 비교해본 소비자는 첫 번째 경우에서보다 두 번째 경우의 가격 차이를 좀더 큰 것으로 인식했다. 따라서 두 번째 경우에서 소비자들은 물건을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이 발생했다(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