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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백낙청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도서 소개 첫줄에 이렇게 적혀 있다, "이 책은 저자가 1990년대 이후 20여년간 천착해온 '이중과제론'을 전면에 내세운 최초의 단독저서이다." 말그대로 긴 시간동안 축적해온 의견을 풀어적어놓은 책이었다. 사실, 그 점이 읽을 때 불편한 점 중 하나였다. 이 책은 저자의 기존 책, 혹은 비평을 읽어보지 않은 이들에게 별로 친절하지 않다. 이러이러한 의견은 저러한 책에 자세히 설명해두었다,는 식으로 첨언되어 있는 부분이 곳곳에 보인다. 내용 자체는 흥미롭다. 그러나 수월한 독서를 위해, 나는 제4부부터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그렇게 본다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저자의 의견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1장부터 4장까지는 저자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읽기 힘든 부분이라는 생각이 짙게 들었다. 책이 너무 두터워질까 고민한 탓일까, 책을 편집하는 입장에서는 이미 익숙한 내용이었기 때문일까, 내 기준으로는 낯선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상술 없이 흐름을 넘겨 짚으며 펼쳐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도 독자도 아닌 제3자 고 김종철 대표에게 말을 걸듯 서술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특히, 좀더 친절하게, 좀더 상술해줬다면 이해가 수월했을 것이다. 어쨌든 내용을 전달받는 이는 독자이니까, 둘의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만이 독자는 아닐테니.
5장부터는 슬 수월하게 넘어가기 시작했다. 첫 문단 내내 읽기 힘든 이유를 서술해놓았지만, 사실 내용 자체는 사회적 담론이 형성될 필요가 충분하고 질문을 많이 낳을 수 있는 생산적인 주제였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파악해야 할 요소 중 정경유착고리를 빼놓을 수 없고, 그 고리를 따라가다보면 정쟁에 단골소재로 등장하는 '빨갱이' 프레임이 나온다. 그리고 그 프레임을 좇다보면 나오는 것은 '정상국가 아닌 정상국가'인 우리나라이다. 건강한 토의를 위해 '공산주의자', '간첩' 프레임에서 벗어나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에 대한 실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런 고민 없이 경제 그래프만 들여보고 있는 것은 본질회피에 불과하다.
위 내용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며 파악한 문제의식이었다. 물론 저자는 각 정부시기에 추진한 사업, 목표 등을 상술하며 어떤 부분이 저자가 보기에 문제적인지 훨씬 더 상세히 짚어준다. 막상 저자의 핵심주장인 '이중과제론'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나도 고 김종철 대표와 같은 의문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근대라는 개념을 극복하면서 동시에 적응해야 한다는 의견은 알겠지만, 그래서 그걸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방안은 파악할 수 없었다. 물론 나의 문해력 문제일 수도 있다.
끝까지 읽고 나서는 그의 타 저서를 미리 보고 봤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곧 제20대 대선이 다가온다. 맹목적인 받아들임을 경계하되, 다양한 책을 읽으며 정치관을 길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계간지 창작과비평 2021 가을호(통권 193호)의 특별좌담을 즐겁게 읽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반대로 이 책을 즐겁게 읽었다면, 앞서 소개한 특별좌담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머리가 약간 어질할 테지만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창비에서 서평단 활동으로 제공받은 책입니다.)
위 내용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며 파악한 문제의식이었다. 물론 저자는 각 정부시기에 추진한 사업, 목표 등을 상술하며 어떤 부분이 저자가 보기에 문제적인지 훨씬 더 상세히 짚어준다. 막상 저자의 핵심주장인 '이중과제론'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나도 고 김종철 대표와 같은 의문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근대라는 개념을 극복하면서 동시에 적응해야 한다는 의견은 알겠지만, 그래서 그걸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방안은 파악할 수 없었다. 물론 나의 문해력 문제일 수도 있다.
끝까지 읽고 나서는 그의 타 저서를 미리 보고 봤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곧 제20대 대선이 다가온다. 맹목적인 받아들임을 경계하되, 다양한 책을 읽으며 정치관을 길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계간지 창작과비평 2021 가을호(통권 193호)의 특별좌담을 즐겁게 읽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반대로 이 책을 즐겁게 읽었다면, 앞서 소개한 특별좌담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머리가 약간 어질할 테지만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