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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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주인공이다. 좀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좋은 애가 되려는 청소년이 주인공이다. 초반에 읽다가 잠시 접어두었다. 아직 서사를 분명히 알지는 못하지만 글의 분위기가 우울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계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작이 겨울이다, 당연히 시리고 우울하다. 하지만 앞부분만 조금 견디고 갔다면 단숨에 읽어내렸을 것이라는 걸 오늘 깨달았다. 350 페이지 정도를 읽는데 2시간 반 정도 걸린 듯 싶다. 나 치고 빠르게 읽었다. 어두운 분위기의 글이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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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주고받는 위로가 안타깝다가도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가능하면 스포일러 없이 서평을 완성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차마 쉽게 소리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마지막에 진하게 남는다. 눈빛 때문에 서로에 대해 알 수밖에 없었던, 그래서 끌릴 수밖에 없던 사랑이 페이지와 함께 넘어갔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충분히 슬퍼해두지 않으면 곪게 된다는 걸 '멜랑콜리'와 '애도'에 대해 배우며 학습했다. 주인공도 그래서 견딜 수 없던 게 아닐까, 나에게 전혀 지나지 않은 이 슬픔을, 주변의 모두가 어서 넘겨버리려 하는 모습을.

인물들의 모습은 슬프다. 절박하리만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소설 속이 아니더라도 항상 학대라는 단어와 닿아있다. 내가 착하지 않아서 혹은 잘 해내지 못해서 상황이 안 좋은 것이라는 합리화는 이상하게도 납득이 참 잘 된다. 사실은 학대와 가스라이팅에 의해 생성된 자기세뇌에 가깝다는 걸 깨달아도 쉽게 스스로를 탓한다. 그게 그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에. 태어나 가진 단 몇의 애착대상을 탓하기엔 그들과 보내야 할 시간이 너무 길다. '왜 그랬어?' 쉬이 묻지 못한다. 그랬다가 진짜 내가 잘못된 것임을 확인받을까봐. 그러다가 곪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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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일>은 어찌 보면 약간 답답한 글일 수도 있다. 분명 뭔가 있다는 인상은 주는데 진상은 말미에야 나온다. 작가님의 전작들을 읽은 독자라면 신뢰를 바탕으로 읽어내려갈 수 있겠지만 나처럼 참을성 없는 독자에게는 약간 난감했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가면 추진력이 붙어 단숨에 끝까지 읽어내려 갈 수 있다. 소설 속 가장 좋았던 구절을 끝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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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빈 방이 생겼다. 그 때문에 나는 슬플 것이다.

그러나 잊지 않으려 한다. 그 방에 얼마나 따듯한 시간이 있었는지를.

34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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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창비에서 서평단 활동으로 제공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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