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은 오월인데
피천득 지음 / 민음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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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깨끗한 언어. 예스러운 단어가 군데 군데 살아있는 것조차 거슬리지 않는다. 마음 깊은 곳을 정화하기 위해 낭독을 하며 찬찬히 읽었다. 시의 중간 중간 비치는 시인의 삶의 모습과 생각들을 찬찬히 더듬어보게 된다. 쉽게 읽히지만 쉬운 마음만 담긴 건 아니다. 심란한 날 천천히 손에 들고 읽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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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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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 입이 쓰다.
답답한 마음으로 책장을 빠르게 넘겨 읽었다. 이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짜증은 이 소설이 단지 소설은 아니기 때문이다. 꼭 그 시대에만 들어맞는 이야기도 아니다. 우리는 착취되는 삶을 자발적으로 살고 있다. 그 사실 탓에 읽는 내 불편하고 답답하다. 끝내 마지막까지 동물들의 다음 선택이 어떻게 될 것인지 희망을 남겨두질 않았다. 그래서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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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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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인 인간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종종 책임을 한정짓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연 역시 내가 막지 못한 필연이라는 생각 탓이다. 우리는 우리의 책임을 어디까지로 한정지어야 하는가. 그 물음에는 항상 정답을 찾지 못하겠다. 그래도 책을 읽고는 좀 더 가벼워진 느낌이다. 두려움에는 의연히 맞서되 우연을 모두 자신의 책임으로 짊어지지 않을 것.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필립로스의 글을 처음 읽었는데 다른 글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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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긋는 소녀 - 샤프 오브젝트
길리언 플린 지음, 문은실 옮김 / 푸른숲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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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이다. 날카로운 묘사와 정신병을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는 예쁘고 매력적인 부서진 가족들. 사회생활을 해 본 여자들이라면 흔히 가질 수 있는 편견에 대한 내용들과 처절하게 이어지는 추리.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까지. 나를 찾아줘는 남자 화자와 여성 화자가 동시에 등장하기에 그렇게까지 날카롭게 느껴지지 않는데 카밀이 가지고 있는 이상행동 때문에 더욱 날카롭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흥미로웠던 인물인 아도라. 피해자이며 가해자인 그 가족 모두는 축축하고 비릿하다. 작은 마을의 폐쇄성과 그 안에서의 잔혹함이 잘 드러난 글이었다고 본다. 길리언 플린은 내 책장에 오래 꽂힐 작가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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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 뮤진트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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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느리게 하는 대화 같은 글. 조용하고 깊이 있는 글이라 느꼈다.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때문에 한정지어지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내게 있을까. 타인의 시선에 초연하듯 스쳐가는 대화가 끝나게 되었을 때 너무나 답답했다. 짧은 단락에 남은 여백까지 하나의 글 같았다. 소소한 삶도 얼마든지 책갈피가 꽂힐만한 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들어서 또 읽어보면 다른 느낌일 것 같다. 오 년이나 십 년 단위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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