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우주 사계절 아동문고 111
길상효 외 지음,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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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이야기를 읽는 동안 저는 기억 여행을 했습니다. 추억 여행이라고 하기엔 학교는 힘들고, 고되고, 견뎌야만 하는 입시 전쟁터였기 때문입니다. 행복했던 때도 분명히 있었지만 행복의 강도보다 등수, 시험으로 가득찼던 어둠이 막강해서 밝은 기억도 뒤덮었는지 모릅니다.

길상효, 남유하, 문이소, 오정연, 이루카 작가님들의 이야기는 학교와 십대의 삶을 마냥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았습니다. 입시 성공에 대한 부모님의 기대,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 나와 친구에 대한 비교,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사실 그대로 녹여냈습니다. 그래서 40대인 제가 읽어도 그 시절을 떠올리고, 깊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표지 그림만큼이나 신비롭고, 궁금하고, 환상의 세계를 상상하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각 이야기에 하나씩 숨어있습니다. AI 기술, 초능력, 잔디인형 같이 머리에 꽃을 피우는 사람 등 작가님들이 펼쳐주시는 상상의 세계로 푹 빠져드는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빠져드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떨까 하며 저만의 상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 읽고 나서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큰 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너는 언제 행복해?

엄마 다람쥐

1. 전투기를 그릴 때

2. 전투기 프라모델을 만들 때

3. 아파트 화단에서 새를 만날 때

4. 잘해내서 칭찬 받을 때

5. 엄마가 안아줄 때

엄마가 안아줄 때 행복하다는 말은 뭉클했습니다. 아이가 자기만의 우주를 신나게 탐험하고 넓게 펼칠 수 있도록 저는 많이 안아주며 응원해주어야겠습니다. 이 아이가 커서 어린 시절에 대해 기억 여행이 아닌 추억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좋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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