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왕 project B
라울 니에토 구리디 지음, 릴리아 옮김 / 반달(킨더랜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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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B의 2번째 그림책

<아무것도 없는 왕>이에요.

project B의 첫 번째 그림책 <말>이 인상 깊었던 터라

라울 니에토 그리디의 이번 그림책도 기대가 되었어요.

아무것도 없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아무것도 없는 나라의 왕은 미모 1세!

아무것도 없기에 당연히 눈에도 보이지 않아야 하는데

이 무(無)의 세상을 작가는 선과 색으로 표현해냈다.

무의 세계는 무채색과 점선으로,

유의 존재는 뚜렷한 색상과 실선으로.

유의 존재인 미모 1세는 선명한 선과 색으로

그 왕의 눈에만 보이는 그의 왕국과 기사는

점선으로 표현되어 있다.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 나타난

새빨간 '무엇'!

미모 1세 외의 유의 존재가 나타났다!

이 '무엇'은 무엇이기에 '유'의 존재로 나타난 걸까?

이번 그림책은 아주 오랫동안

생각하고 곱씹어야 했던

그림책이었다.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런 곳에 사는 미모 1세는 어떤 존재인 걸까?

그 세상에 나타난 '무엇'은 어떤 의미일까?

곱씹고 곱씹다가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어린 내 모습이 생각났다.

상상 속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무엇이든 가능했던 곳.

하지만 언젠가는 깨어나야 했던 곳.

무의식의 세상에서

부유하며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다 보면

현실에 존재하는 '나'를 깨우는

외부적인 요소들이 생긴다.

엄마의 부름일 수도

배고픔 일 수도 있고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처럼

엄마의 밥 냄새일 수도 있다.

상상 속의 나를 깨우는 그 '무엇'이

나를 의식으로 이끌어 낸다.

무의 세상에서

유의 세상으로 돌아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저 상상 속에서 신나게 뛰어논

흡족한 마음을 느낄 수밖에.

몇 날 며칠을

부여잡고 있게 만들었던

<아무것도 없는 왕>은

나에게 이렇게 다가왔다.

그리고 미모 1세 속에서

어린 시절의 나를 발견하고

가만히 바라보고

살짝 미소 지어 보았다.

네 안에 나 있었다~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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