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뿔 - 이외수 우화상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새해를 맞아 얼마전에 촌철살인,괴짜, 광인같은 기인으로 널리 알려진 이외수 작가의 <사부님 싸부님1.2>이라는 우화상자 책을 접했었다. 그리고 다시 <외뿔>이라는 우화상자 책을 만났다. 27년 전에 출간되었던  <사부님 싸부님>책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출간 된 것처럼 <외뿔>이라는 이 책도 2001년 도에 출간된 책을 그림을 보태고 컬러링을 해서 다시 재편집한 개정판인 것이다. 그동안 이외수 작가의 <하악하악>,<청춘불패>,<글쓰기의 공중부양> 등의 책을 읽으면서 작가 특유의 독특한 상상력과 절묘한 언어직조로 전해주는 감성을 느꼈기에 이번에도 부담없이 편안하게 책을 펼쳐보며 작은 깨우침을 받고자 읽게 되었다. 

그대가 아무리 비천한 존재라도 자신의 내면을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면
그대는 진실로 거룩한 존재다. 

책의 띠지에 이외수 작의 모습과 함께 올려져 있던 글을 옮겨 보았다. 서문과 목차도 없이 시작하는 이 책은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과 짤은 글구로 시작한다. 먼저 이 책의 제목을 생각해 본다. 고뿔이라는 단어는 들어 봤지만 외뿔은 생소하다. 외뿔이라 함은 이마에 하나의 뿔을 가진 것을 말하는데 무엇을 말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채 책을 읽었다. 113 페이지 이상이 지나 외뿔의 실체가 드러난다. 소설가 이외수가 작명해 준 몽도리.우화계에서의 이름은 띠끼이다. 고뿔은 아기 도깨비를 말하는 것이었다.  어린 동자승의 모습으로 귀엽게 나온 몽도리와 함께 도깨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도깨비하면 도깨비 방망이가 생각나고 혹부리 영감이 연상되는 것처럼 혹부리 영감의 사기극에 휘말려 혹과 바꾼 도깨비 방방이 이야기가 나온다. 오래전의 도깨비하면 무섭고 난폭하며 우둔하기도 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계속 변모하고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면서 오늘날의 도깨비는 영리하고 지혜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도깨비는 인간들로 하여금 깨달음에 관심을 가지로독 만들기 위해 천계에서 밀파된 화두의 전령이다.(p122) 

하얀 올챙이가 꼬마 올챙이의 싸부가 되어 바다를 찾아 여행을 떠나며 깨달음을 전해준 <사부님 싸부님> 우화상자 이야기처럼 외뿔이라는 이 책에서도 물 속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춘천 의암호 물 속의 물벌레, 물풀들의 이야기를 전해 준다. 우화상자 속에 들어 있는 물벌레와 수서생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물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사시사철 각양각색으로 변하는 물풀에게서 작은 깨우침을 얻는다. 해탈의 경지를 알고 싶으면 물풀을 보라는 것처럼... 

물풀은 화사한 꽃으로 물벌레들을 유인하지도 않고 달콤한 열매로 물짐승들을 유인하지 않는다. 봄이면 연둣빛 싹으로 돋아나서 여름이면 암록빛 수풀로 무성해지고 가을이면 다갈색 아픔으로 흔들리다 겨울이면 조용히 스러지는 목숨. (p206) 

책의 후반부에서 인간의 네가지 눈에 대하여 자세하게 이야기를 전해준다. 네가지의 눈은 육안, 뇌안,심안,영안이다. 어떤 눈을 개안하느냐에 따라 사랑의 크기도 달라진다고 말하며 잘 익은 사과 한개를 보는 눈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들려준다. 삶을 살아가면서 네 가지의 눈 중에서 어떤 눈을 가지고 사물을 어떻게 보고 판단하느냐에 따라서 삶의 질이 달라 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의 육안으로 포착하기 힘들정도로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는 물벌레가 우주의 주인이다고 한 것처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하나하나가 곧 세상을 이어가는 주인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 본다. 책의 끝부분에서 물벌레로 태어나 별볼일 없는 존재로 죽음을 맞이하는 듯 하지만 하늘을 비상하는 잠자리로 거듭나는 장면을 보면서 심오한 마음의 파동이 밀려오고 작은 깨달음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새로운 생을 이어가는 물벌레 처럼 우리 사람들의 삶 또한도 흙에서 태어나 다시 흙으로 가고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지금 비록 자신이 초라하고 부족하지만 주어진 현실에 충실하게 생활하여 미래에는 떠뜻한 당당한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우리가 됩시다. 

어느 날 내가 불쑥 그대에게 나타나 '어디로 가십니까' 라는 화두를 던지면 그대는 어떤 대답을 꺼내 보일까.
천하만물을 아름답게 보는 눈을 가지게 되면 천하만물을 사랑하는 눈도 가지게 되리리
그때는 천하만물이 어디로 가는지를 절로 깨닫게 되리리. (p368~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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