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엮음.옮김 / 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헤세, 예전에 헤르만 헤세의 사랑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에서 조금이나마 헤세의 세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데미안”에서 자아의 본질을 찾기 위한 싱클레어의 그 처절한 몸부림이 아마 헤세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은 헤르만 헤세가 쓴 3천여 편의 서평과 에세이 가운데 가장 빼어난 글 7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과연 헤세의 눈으로 바라본 작품이 우리가 처음 접했을 때 그 느낌과는 어떻게 다를까? 그리고 어떤 시각으로 작품을 해석했을까?
여기에 등장하는 도스토옙스키, 카프카 등 서양의 고전에서부터 공자, 노자 등 동양의 고전까지 마치 동서양의 사상에 대한 통찰력을 이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카프카에 대해 미쳐 몰랐던 것들이 하얀 백지위에 스며드는 먹물처럼 나의 머릿속을 가득 채워주었다.
카프카는 자기 자신이나 자기 작품에 만족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가 남긴 모든 원고를 없애려고 까지 했다고 한다.
예전에 카프카의 <소송>이란 책을 서점에서 잠깐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헤세는 이 작품을 모든 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작품이라고 말한다. 아무 죄없이 체포되었다가 법정에 서게 되는데 그를 법정에 세운 것은 이런 저런 죄가 아니라 모든 생명이 지닌 피할 길 없는 원죄 때문이라는 인간 본질에 대한 고뇌를 소송을 통해 조금씩 각성하게 해주는 카프카의 최고의 작품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헤세의 “안”을 우리가 체득할 수 있을까? 이 책의 번역가는 서문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한 구절을 빌어, “글로 쓰인 모든 것 중에서 오로지 피로 쓴 것만을 사랑한다. 피로 글을 써라, 그러면 치가 정신음을 알게 될 것이다. 타인의 피를 이해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게으름 부리는 자들을 미워한다.”라고 언급한다.
정말 피로 글을 이해한다는게 무엇인지 과연 타고난 천재적인 자질이 없더라도 많은 양의 독서를 통해 헤세와 같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을 안겨주었던 책이었다.
헤르만 헤세를 통해 한번 정제된 거울을 바라보는 모습이랄까? 이 책은 한 번 읽고 책장에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가끔 소설이 지루함을 불러 일으킬 때 한 작품씩 머릿속에 각인 시킨다면 세계문학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관문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