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맨들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7
조은영 그림, 신혜은 글 / 시공주니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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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맨들. 이 책의 소개에서 이 책이 국제시장과 같은 시대적 배경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많이 기대했었다. 왜냐하면 영화 국제시장을 보며 마음껏 슬픔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사실의 나열로만 알던 것들을 영화를 통해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듯,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이야기를 통해 마음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이 책은 참 담담하다. 시골에서 7-8살의 주인공인 영재의 일기를 보는 느낌이었다. 여러 종류의 참외를 심은 날, 운동회인데 동생이 태어난 날 등... 그러다가 한국전쟁이 나고 아빠가 징용이 되어 아빠와 나머지 가족은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나서 가족들은 소식 없는 아빠를 기다리며 영재네는 이모부네가 있는 강화도로 이사해 열심히 공부하여 아빠가 원하는 딸이 되겠다고 결심한다. 여기까지도 참 담담했다. 내가 기대했던 마음을 울리는 느낌이 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야기가 끝나고 한 장을 넘기는 순간 울컥했다. ‘종로에서 시계방을 하시던 영재 아버지의 모습, 1947’이라는 글과 함께 실제 사진이 실려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역사를 바탕으로 한 만들어낸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실제 이야기라는 걸 알았을 때 많이 슬퍼졌다. 그렇지만 담담한 말 속에 느껴지는 진한 슬픔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그림은 참 예뻤다. 머리카락 하나, 눈동자, 손가락 세세하게 그리는 그림보다 이런 투박한 그림이 마치 글의 주인공인 영재가 그린 그림 같아 일기 같은 느낌을 살려주었다. 그리고 글의 내용을 배제하더라도 그림체와 색감이 정말 예쁘다. 액자로 걸어두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이 책은 내용이 길지 않고 단어가 어렵지 않으며 그림이 예쁘고 한국전쟁에 대해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지는 않은 만큼 한국 전쟁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이 읽었으면 한다. 한국전쟁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더라도 전쟁으로 인한 아빠와의 헤어짐, 그 슬픔으로 한국전쟁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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