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백영옥 지음 / 나무의철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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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문장에 위로받는 느낌이 좋아서 2번 완독한 에세이.

#곧,어른의시간이시작된다 이 책에 위로받으면... 나... 어른인가요...?


최근 20대가 바로 로켓 이얼스, 인생의 골든타임 이라고 말하는 자기계발서를 조금 미묘한 감정으로 읽었는데 (난 이미 지나버린 나이대라 왠지 싱숭생숭했는지도)


시간의 주름 속 보이는 애틋함, 그렇게 낡아가며 아름다워지는 것들에 대한 향수, 그리움에도 불구하고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반전의 마음, 현재에서의 행복을 찾는 이야기가 더욱 내 마음을 울렸다. 


특히 이럴 땐 이래야 한다, 저 때는 저래야 한다 라고 가르치듯 안내하는 것보다 '대신' 인생이라도 열심히 움직이며 살자라고 말하는 것이 크게 와닿음...ㅠㅠ


p.181 나는 소설을 읽는 대신 요리책이나 연애상담서를 읽었다. 소설을 쓰는 대신 소설의 리뷰를 썼다. 소설가가 되는 대신 소설가를 인터뷰했다. 완벽한 대신 인생. 나쁘지 않았다. 아주 좋지도 않았지만. 너무 사랑해서 그 일을 꼭 하고 싶은데 더 이상 버틸 희망도 돈도 없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신' 인생이라도 열심히 움직이며 살아야 한다고. (중략) 꿈이란 그것을 지키려는 안간힘으로 끝내 간직되는 것이라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 책을 만나느냐가 그 책에 대한 느낌을 좌우한다. 사랑은 타이밍? 독서도 타이밍!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의 느낌이 지금 읽으면 또 다르고, 당시에는 너무나 감명깊었던 게 시간이 지나 보면 아 약간 겉핥기 식이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지금 내가 이 작가님, 이 에세이를 만난 건 아주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바야흐로 어른의 시간인가 보다 ㅋㅋㅋ 작가님이 빨강머리앤 관련 책도 2권이나 내셨을 정도로 덕후이신 거 같은데 그 책들도 찾아봐야겠다. 



p.218 나는 더 이상 ‘꼴찌에게 박수를!’ 따위의 말을 믿을 만큼 순진하지 않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라는 말 역시 믿지 않는다. 누군가의 꿈이 꼭 위대한 작가나 홈런왕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내가 이십 대와 삼십 대에 걸쳐 쓴 인생의 오답 중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세상엔 죽도록 노력하면 이루어지는 꿈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좌절된다. 하지만 내가 쓴 틀린 답을 조금씩 고쳐 나가며 사십 대에 이르러 마침내 꺼낼 수 있는 이야기 속에는 이런 것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허황된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우리의 삶을 조금 더 행복한 쪽으로 바꾸기 위한 것들을 고민해야 한다. 중요한 건 불행하지 않은 쪽이 아니라, 행복해지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세상엔 ‘행복’ 이외에 ‘다행’이 있다는 걸 발견해내야 한다. 행복이 어딘가로부터 오는 게 아니듯, ‘다행’ 역시 끝없이 찾아내는 일에 가깝다는 걸 말이다. 삶을 다행으로 여기는 사람에게 행복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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