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뷰티 (완역본) 나와 모두의 클래식 1
애나 슈얼 지음, 위문숙 옮김 / 도토리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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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년 영국 노포크에서 태어난 애나 슈얼은 열네 살에 발목을 다쳐 다리를 절게 된다. 걷는 것이 힘들어 말을 타고 이동해야 했던 애나는 자연스럽게 말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말의 고통과 슬픔을 이해하게 된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은 후 죽기 전에 말에 대한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블랙 뷰티를 출간한다. 책이 나오고 5개월 뒤 애나는 세상을 떠난다.

 

어린 까망이는 엄마와 함께 목장을 뛰어다니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고든 대지주가 찾아와 까망이를 사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주인은 까망이 길들이기에 들어간다. 억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달래면서 길들이기를 한 주인 덕분에 까망이는 순하고 얌전한 말로 길들여진다. 고든 대지주와 그의 부인은 까망이에게 까맣고 아름다운 말을 의미하는 블랙 뷰티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고든 목장의 마부 존은 말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까망이와 다른 말들을 정성껏 보살핀다. 옛 주인에게 학대를 받고 자랐던 진저는 착한 옛 주인과 엄마의 사랑을 받고 살았던 블랙 뷰티를 부러워한다. 진저가 까칠한 말이 된 것은 학대를 받았던 기억 때문이었다. 진저는 마부 존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고든 목장에서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말들에게 불행이 찾아온다. 고든 부인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고든은 목장과 말을 팔고 떠난다. 마음씨 좋은 고든 대지주가 떠나면서 블랙 뷰티의 시련이 시작된다. 백작의 목장에서 지내던 블랙 뷰티는 술에 취한 채 마차의 속력을 높인 마부로 인해 다리를 크게 다쳐 흉터가 남는다. 백작은 흉터가 보기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블랙 뷰티를 다른 주인에게 팔아버린다. 고든 대지주를 떠난 이후 블랙 뷰티는 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주인을 만나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말을 혹사시키고 학대하는 주인을 만나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기도 했다.

 

블랙 뷰티는 길에서 우연히 진저를 만난다. 백작의 아들이 혹사시켜 건강이 나빠진 진저는 상태가 더 악화되면서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다고 한다. 진저는 마부를 상대로 마차와 말을 빌려주는 사람에게 팔려와 고통을 겪고 있었다. 학대 받으면 가만히 있지 않았던 진저는 사람들이 아무 감정 없이 잔혹’(262페이지)해질 때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참고 버티고 있다고 한다. 진저는 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고 싶다고 말한다. 제리가 떠나고 다른 주인에게 팔린 블랙 뷰티도 고통스러운 환경을 견디면서 차라리 죽고 싶었다고 말했던 진저의 말을 이해하게 된다. 하루도 쉬지 못하고 마차를 끌던 블랙 뷰티가 쓰러지고 수의사는 몇 달은 쉬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주인은 블랙 뷰티를 도살장에 보내려 한다. 말을 살리기 위해 수의사는 말 시장에 파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말한다. 그 덕분에 블랙 뷰티는 말 시장에서 농부 서러굿과 손자 윌리를 만나 새로운 보금자리로 떠난다. 윌리의 보살핌으로 건강을 회복한 후 새로운 주인에게 보내진다. 고든 목장의 수습 마부였던 조가 사육사로 있는 곳에 가게 된 블랙 뷰티는 조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모두 회복한다.

 

우리가 막을 수 있는 힘이 있는데도 잔인한 짓이나 잘못된 행동을

그대로 지나친다면 우리 역시 그 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네.”(252페이지)

자동차가 다니지 않던 19세기 영국에서 말은 중요한 교통수단과 운송수단이 되어준다. 말들은 사람들을 태워 나르고,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르는 일을 했다. 고든 대지주와 존, 제임스와 같이 말을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은 말의 특징을 잘 살피면서 보살피고 길들였다. 하지만 이들처럼 좋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말을 때리고 무거운 짐을 나르게 하면서 말을 혹사시키는 사람들도 있었다. 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말을 존중하고 사랑으로 보살피면 말이 진심으로 주인을 따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말을 학대하는 사람들은 말은 때려야 말을 듣는다고 말하면서 말의 특성과 상태를 살피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유행에 따라 말의 꼬리를 자르고, 끔찍한 재갈에 줄을 달아 머리를 바짝 세운다. 강아지의 꼬리와 귀를 잘라 유행하는 모습을 만들기도 한다. 귀족들은 더 멋져 보이게 하기 위해 말에게 멈춤고삐를 달았다. 고삐를 맨 말들은 목을 움직일 수 없어 온 몸에 퍼지는 고통을 견뎌야 했다. 고든 대지주는 말의 멈춤 고삐를 채우는 것을 반대해 말에게 멈춤 고삐를 채우지 않았다. 멈춤 고삐를 채운 말을 보거나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고든은 그 사람들에게 동물을 학대하면 안 되는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말렸다. 제리의 마차를 이용하는 승객 라이트도 고든처럼 사람을 배려할 줄 알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말을 학대하는 마부를 보면 지나치지 못하고 마부에게 말을 괴롭히지 못하게 했다. 그런 라이트를 보면서 친구는 남의 일에 신경 쓰느라 고생을 사서 한다고 말한다. 라이트는 사람들이 자기 일만 신경 쓰느라 고통 받는 사람들을 외면해서 세상이 험악해 진 것이라 한다. 잔인한 짓이나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말리지 않고 지나친다면 같이 죄를 짓는 것이라 대답한다. 라이트씨의 모습은 블랙 뷰티의 주인이었던 고든 대지주의 모습과 어린 마부 조를 생각나게 한다. 라이트, 고든, 조는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에게 그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동물을 보호했다. 마부 제리와 농부 서러굿과 그의 손자 윌리도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동물을 사람처럼 아끼고 보살폈다. 이들은 자신들이 키우는 동물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이 동물을 학대할 때도 용감하게 나서 그 행동을 말렸다. 짐마차를 끌고 가던 블랙 뷰티에게 채찍질을 하던 마부의 행동을 멈추게 한 이름 모를 아줌마의 용기 있는 행동은 학대 받는 동물을 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모든 생명체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327페이지)

40년 동안 말을 보살핀 호텔 마구간의 마부는 20분만 말을 다뤄보면 사육사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보살핌을 잘 받은 말은 쾌활하고 차분하지만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한 말은 불안해하면서 제멋대로 움직인다고 한다. 소심한 말은 겁이 많아지고, 혈기 왕성한 말은 고약하고 위험한 말로 성장한다고 한다. 말의 성질은 어린 시절에 자란 환경에 따라 굳어진다는 것이다. 마부의 말처럼 말의 성질도 어떤 주인을 만나고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결국 말은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좋은 말이 될 수도, 나쁜 말이 될 수 도 있다. 학대하는 사람을 물었던 진저는 존을 만나면서 순한 말이 되어 자기 역할을 다한다. 사람과 말이 서로를 존중하고 소통할 때 채찍이 없어도 말은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사람에게 존중받을 권리가 있듯이 동물도 존중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블랙 뷰티는 사람의 인권이 중요하듯 동물들의 동물권도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이다. 요즘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아무런 가책 없이 동물을 학대하고 유기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은 동물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은 물건이 아닌 생명을 가진 우리와 같은 생명체다. 동물도 사람과 같이 생명을 가진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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