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스노볼 1~2 (양장) - 전2권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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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눈에 덮인 세상, 영하 40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위 속에서 살아야 한다면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전소에 출근해 쳇바퀴를 돌려 만든 전기로 살아야 하는 세상이 된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미래에 온 세상이 얼어붙었을 때 인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스노볼 1, 2의 주인공 초밤이 살아가는 세상이다.

 

<1>

바깥세상에서 열여섯 살이 된 초밤은 쌍둥이 오빠 온기와 함께 발전소에 출근한다. 발전소에 출근해 전력을 만들기 위해 쳇바퀴를 돌리는 것이 초밤과 온기의 일이다. 생일을 며칠 앞둔 날, 초밤은 길에 쓰러진 조미류를 발견하고 발전소 진료소까지 미류를 데리고 간다. 조미류는 스노볼의 액터였지만 드라마가 폐지되면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가족들은 미류를 버리고 이사가버리고, 고향 사람들은 미류를 병균 취급하면서 피했다. 진료소에 있는 초밤에게 스노볼의 디렉터 차설이 찾아온다. 고해리와 닮은 초밤에게 고해리의 대역이 되어 줄 것을 부탁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한다. 디렉터가 되고 싶었던 초밤은 차설을 따라 스노볼로 간다. 해리의 대역을 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안락한 생활이 계속되기를 바라게 된다. 해리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초밤은 차설를 속이고 해리를 만나러 나간다. 초밤은 해리가 놓은 주사를 맞고 의식을 잃은 후 차설의 동생 차향의 집에서 정신을 차린다. 차향과 함께 지내면서 차설이 어떤 일들을 저질렀는지 알게 되면서 고해리 복제인간들의 존재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자신과 같이 고해리의 복제인간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찾아간 초밤은 아이들에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함께 가자고 설득한다. ‘초밤, 소명, 시내는 차향과 함께 스노볼에 침입해 생방송으로 차설의 악행을 폭로하고 차설은 감옥에 가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마음먹었던 초밤은 이본 그룹 후계자 이본회를 만나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채널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초밤은 사라진 진짜 고해리를 찾을 것을 결심한다.

 

<2>

스노볼 시스템을 위협하는 초밤을 제거하기 위해 이본 그룹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초밤이 해리의 할머니 고매령을 찾아간 날 고매령이 칼에 찔려 사망한다. 고매령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초밤은 감쪽같이 고매령이 사라지면서 혼란을 겪는다. 카메라에 초밤이 고매령을 살해하는 장면이 찍혀다는 말을 듣고 배새린을 의심했지만, 이 모든 것이 이본 그룹의 이본영 회장의 음모라는 것을 알게 된다.

너도 세상을 바꿔서 너 자신을 구해 내. 그게 모두를 구하는 길이야.”(146페이지)

차귀방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차설 디렉터는 이본이 초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자신은 세상을 바꾸고 싶었을 뿐이라 말하면서 세상을 바꿔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라고 한다. 다른 사람이 다칠 것이 두려워 자신을 희생하려는 초밤에게 이대로 포기한다면 이본 그룹은 초밤이 지키려 하는 모든 것을 빼앗을 거라 경고한다. 초밤은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스노볼 설계자 신이채의 도움으로 지하 발전소에 들어간다. 발전소 사람들은 초밤을 보면서 소원이가 돌아왔다고 생각했다. 지하 발전소에 갇혀 쳇바퀴를 돌리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갇혀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멸망한 세상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 받고 있다고 생각해 아무도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쩌다 밖으로 나가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온 몸이 딱딱하게 굳어 죽었다고 한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플라톤의 동굴 우상이 떠올랐다. 동굴에 갇혀 빛이 만든 그림자를 실체라 생각해 아무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들이 살고 있는 동굴, 바깥을 보고 온 사람이 진실을 이야기해줘도 믿지 않고 여전히 동굴 안에 머무는 이들의 모습이 지하 발전소의 사람들과 겹쳐 보였다. 이들은 모든 기억을 잃고 최면 상태로 새로운 기억이 주입되어 착취당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지하 발전소를 지배하는 이본심과 선장이라 불리는 프랜의 아내 진진서가 돌아오면서 초밤의 정체가 탄로나 위기에 처한다. 그 순간 신이채의 도움으로 거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발전소에 들어온 온기, 미류, 소명이 나타나 초밤을 구한다. 지하 발전소 우물의 전기 회로 스위치를 폭발시키기 위해 초밤을 대신해 미류가 우물로 들어간다. 우물에서 불기둥이 올라오고 폭발하기 시작했다. 미류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거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를 벗어나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메말라 죽었다. 지하 발전소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으러 가던 초밤은 심장에 고통을 느끼면서 쓰러진다. 그 순간 신이채가 본색을 드러낸다. 초밤을 이용해 이본 그룹을 무너뜨리고 자신이 스노볼의 지배자가 되려고 한다. 사람들에게 인공 심장 박동기를 붙여 전력을 만드는 것이 신이채의 계획이었다. 돕지 않겠다는 초밤을 죽이려는 순간, 소명, 시내, 새린이 나타나 초밤을 구한다. 스노볼에 도착한 아이들은 이본가로 들어가 생방송 중인 이본영을 붙잡는다. 이본 그룹의 음모가 세상에 알려지고, 사람들은 카메라에 찍히는 삶이 아닌 진짜 자신의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스노볼을 장악하고 특권을 누리면서 사람들에게 균형과 평화를 준다는 명분으로 이본 그룹은 힘을 키웠다. 이본영 회장은 지하 발전소를 돌리기 위해 사람들을 전력을 만드는 꼭두각시로 만들고, 이용가치가 떨어지는 순간 죽였다. 차설 디렉터는 이본 그룹이 장악한 세상을 바꾸겠다는 명분으로 해리의 복제인간을 만들어 이용했다. 스노볼을 설계한 신이채는 사람들을 추위와 노동에서 해방시켜준다는 것을 명분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시키면서, 사람들이 인공 심장 박동기를 몸에 달고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그때는 내가 구원자를 만난 줄 알았어.’(438페이지)

차설에게서 도망친 고해리는 금지의 숲에서 마주친 이본영 회장이 구원자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본영은 고해리를 지하 발전소에 가두었고, 초밤을 무너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 디렉터가 되고 싶었던 초밤에게 찾아온 차설과 이본영 회장의 음모를 밝히는 것을 돕겠다는 신이채는 초밤에게는 구원자 같은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차설과 신이채에게 초밤은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아이들이 구원자라 생각했던 이들은 아이들을 이용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했다. 이본영 회장과 차설 디렉터, 신이채 대표는 자신들이 가진 믿음과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이용했다. 세 사람 중 누가 더 악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각자 인생의 액터이자 디렉터가 되었다.(447페이지)

누군가에게 보여 지는 인생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자기 인생을 스스로 계획하고 설계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기 인생의 주인이 자기 자신이기를 강렬하게 바란다. 초밤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삶, 자유, 생명에 대한 권한(452페이지)’을 아무런 의심 없이 타인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지금도 어디선가는 이본그룹과 같은 이들이 사람들의 삶을 통제하고 억압하고 있지만, 그러한 세력에 저항하는 초밤과 같은 이들이 나타나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권한을 되돌려 주려고 노력한다.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을 수 있는 것처럼 초밤과 같은 이들의 힘이 모여 , 자유, 생명에 대한 권한을 진정한 주인에게 되돌려 준다. 지금 이 순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삶을 살 수 있음에 감사한다. 모든 이들이 그러한 삶을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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