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말 공부 - 기적같이 아이가 달라지는 엄마 전문용어의 힘, 개정증보판 엄마의 말 공부
이임숙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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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아이들의 방학은 나의 개학이라 생각해 아이들의 방학도 싫었었는데 학교가 개학을 했지만 나에게 방학은 돌아오지 않았다. 2학기에는 매일 등교 가능하겠지 기대했는데 돌아가는 상황은 나의 희망을 짓밟는다. 아이와 함께 있으면 행복해야 하는데 나는 왜 즐겁지 않을까? 이 마음은 짜증으로 바뀌고 급기야 화로 바뀌어 아이들에게 짜증과 독설을 퍼붓는다. 마비된 이성은 입을 통제하지 못하고 고삐 풀린 입은 저주성 발언을 거침없이, 사정없이, 마구잡이로 아이에게 퍼붓는다. 독이 발라진 비수는 내 입을 떠나 아이의 귀에 박히고 뇌에, 심장에, 마음에 깊숙이 박혀 들어간다. 사춘기가 한창인 아이들은 내 공격에 더 격하게 대들고 우리의 싸움은 치열하게 서로를 할퀴는 비수가 된다. 해놓고 후회하면서 사과하고 그래놓고 다음에 똑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보게 된 책이 엄마의 말 공부이다. 나에게 가장 절실한 단어 말 공부’. 공부라도 해서 미친 듯이 튀어나오는 독설을 고치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엄마의 말 공부엄마의 전문용어 5가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된다. ‘힘들었겠다, 이유가 있을거야, 좋은 뜻이 있었구나, 훌륭하구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 5가지 전문용어는 마법 주문처럼 아이들과 엄마의 관계를 부드럽게 해준다.

첫 번째 전문용어는 힘들었겠다이다. 아들 담임선생님의 전화를 받을 때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었다. 장난기가 많은 아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좋아한다는 표현을 거친 장난으로 했고, 그럴 때 마다 학교에서 또는 아이들의 엄마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처음엔 아들 얘기는 듣지도 않고 야단만 쳤었다. 시간이 지난 후 생각해 보니 학교에서도 선생님께 야단맞고 애들에게 사과를 했고, 집에 오면 엄마에게 야단맞고 하는 시간 동안 아무도 아들의 편은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사례 중 엄마에게 아이가 힘들었을 테니 무조건 힘들었지하면서 안아주라고 당부해주신 담임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마치 내가 들은 것처럼 마음 속 깊이 뜨거운 무언가가 차올랐다. 참 고마운 선생님을 만난 이 아이와 엄마가 많이 부러웠다. 두 번째 전문용어는 이유가 있을거야이다.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먼저 알아보고 충분히 들어준 후에 충고해주라고 한다. 세 번째 전문용어는 좋은 뜻이 있었구나이다. 아이의 행동 속에는 긍정적 동기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긍정적 의도를 인정하고 마음을 칭찬 한 후 올바른 의도는 올바른 방법으로 실행할 때 인정받을 수 있고 의미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라고 한다. 네 번째 전문용어는 훌륭하구나이다. 부정적으로 보았던 아이의 행동이나 성격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보면 단점이 강점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 전문용어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이다. 어떤 일을 하거나 결정할 때 아이가 어리다고 부모가 결정한 후 지시하지 말고 아이의 의견을 묻고 아이가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라는 것이다. 저자는 아이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어른이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어른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모르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어 안달이지만 별로 의미가 없다. 아이들은 어른이 이미 잃어버린 꿈과 가능성과 잠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그래서 어른이 미처 보지 못하는 것을 아주 많이 본다.’(엄마의 말 공부, 82페이지)라 한다. 그러니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묻고 아이가 결정할 수 있게 하라고 말한다. 전문용어 5가지 활용해 아침에 아이를 깨우는 과정부터 시작해 아침밥 먹이기, 스마트 폰 사용시간 조절하기 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와 함께 보내는 방법을 사례와 이론을 통해 알려준다. 중간 중간 맞벌이 엄마가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알려줘서 좋았다.

 

엄마의 말 공부을 읽으면서 이 책을 더 일찍 만났더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계속했다. 책에 소개된 사례들이 모두 내 얘기 같아 뜨끔뜨끔하는 가슴을 누르면서 읽었다. 아이 키우면서 제일 무서운 말이 적당한 시기, 다 때가 있다, 이 시기 지나면 늦는다 등의 말이었다. ‘이 시기는 아이의 뇌와 정서가 완성되는 시기이니 부모는 이렇게 해야 아이가 잘 발달 한다 등등의 말. 내 아이는 그 시기 지났는데 나는 그렇게 못했는데 어쩌지, 우리 아이들은 모든 게 틀렸나라는 두려움이 몰려와 죄책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 죄책감을 누르고 어쩌겠는가 적당한 시기에 적절한 양육을 못했다고 포기할 수는 없으니 지금이라도 노력하자는 결심을 하면서 스스로를 달랬다. 이런 마음으로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지만 여전히 아이 키우기는 어렵고 힘들다. 이제는 아이라 부르기에 너무 커버렸지만 그래도 엄마의 전문용어 5가지를 넣어서 대화를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저자의 말처럼 전문용어를 생활화하기 위해서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인내심 갖고 도전한다.

엄마의 말 공부는 나보다 더 여동생에게 필요할 것 같아 동생에게 추천하려 한다. 초등 1, 5학년 아이를 키우는 여동생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초등 1학년 아들을 키우면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동생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의 옛날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속상하다. 동생은 나와 같은 실수와 힘듦을 겪지 않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책에 나온 문구를 인용하고 서평을 마치려 한다.

엄마의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는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지 그 짐을 함께 지는 상대가 아니다.’(엄마의 말 공부, 285페이지)

엄마의 말 공부는 힘들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화내고 독설을 퍼부었던 나를 반성하게 하는 책이다. 그와 더불어 어떤 마음으로 어떤 방법으로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후회됐던 점은 부모 교육을 아이 낳기 전에 받지 못한 것이었다. 아이 키우는 방법을 미리 배웠더라면 아이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덜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나는 아이들과 소통의 길을 열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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