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 지친 마음에 힘이 되어주는 그림 이야기 자기탐구 인문학 5
태지원 지음 / 가나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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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 주제: 독서

 

제목: [서평-201]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힘들고 지칠 때 그림에서 위안을 찾다!

(2021. 8. 5.)

 

1. 이 책의 구성

 

일상 속 고민으로 시작해, 그림을 통해 위로를 건네는 글을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통해 연재하면서 독자들과 소통해 온 사람이 있었다. 그 글들이 모여 제 8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품으로 선정되었고, 이번에 책으로 만들어져 우리 곁에 찾아왔다.

 

이 책은 컨셉이 분명한 책이다. 보통 고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그것을 수기나 에세이 형식으로 책을 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그림이라는 치유 도구를 통해 그 해결방안을 찾아 나갔다는데 이 책이 차별화 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듯이 어느 힘든 밤 빈센트 반 고흐의 <귀를 자른 자화상>이 문득 눈에 들어온다. 자화상 속 눈빛에서 누군가 나를 알아 봐주길 바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그렸을 화가의 마음을 느낀다. 그래서 자신의 고민을 고흐의 이야기와 함께 담아 글을 쓴 후 브런치 매거진과 인연을 맺게 된다.

 

보거나 읽는 것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글쓰기의 글감으로 완성한 작가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그냥 나 이렇게 힘들고 외로워요.’라고 독백하면서 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든 마음과 연결된 그림을 찾아서 그것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읽힐 수 있는 글을 썼다는 것이 이 책이 빛나는 이유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나를 사랑하기 힘든밤, 그림을 읽다에서는 내 모습이 밉고 싫어 마음을 추스르기 힘든 날, 위로가 되어주는 그림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2상처가 아물지 않는 밤, 그림을 읽다에서는 인간관계 또는 과거의 상처 때문에 힘든 순간, 위로를 건네주는 그림 이야기가 담겨 있다.

 

3관계의 답을 몰라 헤매던 밤, 그림을 읽다에서는 인간관계에서 혼란스러울 때 도움이 되는 그림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4위로다운 위로가 필요한 밤, 그림을 읽다에서는 진정한 위로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그림을 살펴본다.

 

5내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운 밤, 그림을 읽다에서는 스스로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나에게 맞는 행복이 어떤 건지 혼란스러울 때, 답이 될 만한 그림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각 장별로 주제에 맞는 세계의 명화와 그 화가에 대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그 그림에 대한 저자의 느낌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가진 그림의 특성과 화가에 대한 식견도 높여 줄 수 있는 그런 책이기도 하다.

 

2.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에서 작가는 140여개의 명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독자를 예술의 세계로 안내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그림에 담긴 역사와 지식을 알고 나면 그 그림이 비로소 더 잘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무려 12개로 나누어 분석적으로 썼기 때문에 <그림으로 나를 위로 하는 밤>에서 작가가 소개하는 그림이 알랭 드 보통의 책을 많이 참고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나와의 차이점은 똑같은 책을 읽었어도 나는 그저 감동에 머물렀다면 이 책의 작가는 그것을 자신이 힘들 때, 힐링의 도구로 활용했을 뿐 아니라 포인트를 살려서 글로 완성하여 다른 사람에게도 위로를 해주는 글을 썼다는 것이다.

 

3.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욕망이나 자괴감이 과도해 힘들어질 때 마티스의 <삶의 기쁨>을 다시 본다. 내 삶의 원초적 기쁨에 대해 생각해본다. 남들과 상관없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무엇일까 골똘히 고민해본다. 그러면 내 마음속 경쟁 레이스가 일시에 없어지는 느낌이 든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불행하지 않게 지내는 비법은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다. (p. 73)

 

남들과 상관없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 역시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 본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대답은 한결 같다. ‘독서와 글쓰기이다. 책을 읽고 있을 때 나는 가장 행복하다. 독서가 밑바탕이 될 때 글쓰기에 힘이 생긴다. 독서가 글쓰기보다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다. 마티스는 비정형화된 그림을 그린 화가로 유명하다.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운 삶! 그것이 바로 내가 꿈꾸는 삶이기도 하다. 마티스의 <삶의 기쁨>을 다시 감상해 본다.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올랭피아> 작품은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명화로 인정받았지만, 당시에는 정해진 맥락을 거스르는 그림이었다. 마네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부적절하고 음란한 그림이라는 타이틀이 그의 작품에 달려 있었다. 현대를 사는 우리가 보기에 흥미로운 맥락을 지녔지만 마네의 그림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문법을 철저히 거스른, 낯선 것이었다. (p. 278), 세상의 모든 문제는 노력과 의지라는 한 가지 원인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타고난 기질이나 적성이나 운, 타이밍 모든 것이 결합되어 복합적인 이유로 일어나는 일이 대부분이다. 마네의 경우처럼 시대의 맥락과 맞지 않아 많은 비난을 받은 화가가 있는 것처럼, 그저 세상의 맥락과 맞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 (p. 280)

 

마네의 다른 그림도 많은 데 굳이 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것은 저자가 바로 세상과의 맥락에 관한 이야기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맥락이라는 것 또한 단일하지 않고 복합적이다. 요즈음은 좀 다르게 생각하고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창의적인 것이라고 우대를 받기도 하지만, 아직도 전통적인 가치관과의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들도 많다. 사회적인 맥락은 그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수준 높은 사회일수록 그 맥락의 수용 범위가 넓어서 새롭고 이채로운 생각들을 받아들이는 사회가 아닐까?

 

푸생의 작품 <세월이라는 음악의 춤>은 보는 이에게 묵직한 교훈을 안겨 준다. 우리가 열렬히 희망하는 가치나 순간적인 상태가 당시에는 대단한 것으로 보이나 사실 유한한 시간 속에 잠시 존재하는 것임을, 그래서 때로는 부질없는 가치일 수 있음을 작품은 말한다. 꿈꾸던 조건이 모두 현실이 되더라도 행복이 마냥 저절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작고 시시하고 즉각적인 행복의 리스트를 오늘도 떠올려본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흩어질 행복이라면, 시시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을 움켜쥐고 싶다. (pp. 317~318)

 

행복의 유효기간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미래를 위해 현재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유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만을 위해 시간과 열정, 돈을 다 소비할 수는 없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행복을 더 오래 지속하기 위해 어느 쪽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둘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행복을 추구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4. 추천사

 

이 책은 제8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을 것이다. 그림을 통해 사유하고, 그것을 위로의 장치로 활용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저자가 힘들어하는 것들에 같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며, 저자가 이끄는 대로 그림을 함께 감상하다 보면 지친 마음에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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