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노자를 만날 시간 - 숨 고르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석한남 지음 / 가디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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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평-157] <지금, 노자를 만날 시간>: 새롭게 만나는 도덕경

(2021. 5. 9.)

 

1.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고문헌 연구가인 석한남님의 노자의 <도덕경>을 재해석한 책이다. 노자에 대한 책이 요즘 많이 출판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인들이 노자를 읽고 싶어 한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노자의 <도덕경>이 해석하는데 있어 오류가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도덕경>의 여러 판본을 비교하고 한문을 의역하지 않고 직역하는 것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 그 뜻을 헤아릴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글 곳곳에 저자의 한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넘쳐난다. 노자의 <도덕경>을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들을 담고 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노자의 <도덕경>을 설명하는 데 있어 장자의 글을 가져와 해석하거나, 너무 오래된 중국의 이야기들을 가져와 해설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의 학자들이 해석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노자는 정상이 아닌 골짜기의 미학을 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저자는 골짜기는 풍요롭고 포근합니다. 골짜기는 넉넉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곳입니다. 노자는 낮고 부드러움높고 강함보다 위대하다는 지혜를 말하고 있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 노자의 이야기가 큰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책을 읽고 위안을 받기에는 <도덕경> 책의 내용은 여전히 어렵다. 문득, 현대의 이야기와 사례를 통해 노자의 <도덕경>을 좀 더 쉽게 해석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노자의 사상을 이해하려면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심오하고, 지식으로만은 알 수 없는 삶의 통찰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자의 <도덕경>은 모두 81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일매일 한 장씩 81일에 걸쳐 음미하면서 이 책을 읽는다면 좀 더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 책을 3일만에 읽었다. 어쩌면 그 의미보다는 책의 내용을 읽는데 더 초점을 맞춘 셈이다. 언젠가 한번 제대로 노자를 만나고 싶고, 가능하다면 노자를 현대인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버전의 노자의 <도덕경>란 책을 써보고 싶다는 꿈을 꾸어본다. 더 많은 지혜와 여유 있는 시간이 있어야 가능하겠지만. 언젠가는 한 번 해보고 싶은 작업이다.

 

 

3.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우리가 완전무결하다는 의미로 흔히 사용하는 완벽(完璧)’은 옥구슬을 온전히 가지고 돌아왔다는 말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대만 고궁박물관에는 <취옥(翠玉)백채(白菜)라는 이름의 옥 조각품이 있습니다. 배추에 메뚜기와 여치가 붙어있는 형상으로 높이 18.7cm에 폭이 9.1cm로 사람 손 정도의 크기입니다. 이 박물관을 대효하는 얼굴마담 격인 이 옥 조각을 두고 중국 사람들은 중국 최고의 보물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p. 298)

 

완벽이라는 단어의 유래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이라는 보석이 중국에서는 아주 귀한 의미를 지닌 것이라고 한다. 노자도 <도덕경> 62장에서 그러므로 천자를 세우고 삼공을 임명할 때 아름드리 옥을 네 필 말이 끄는 수레 앞에 바친다고 하더라고 가만히 앉아서 이 도를 내세우니만 못하다.’라고 말하면서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보석이란 그 시대의 사람들의 가치관을 반영한다. 현대 최고의 보석은 단연 다이아몬드이다. 그런데 그 보석이 너무 비싸고, 일반 사람이 잘 구분 못하여 가짜도 많다. 때문에 현금과 호환성이 높은 금을 더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저는 직장 생활을 할 때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 관리)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제가 확인한 것은, 고객과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대부분의 경우는 놀랍게도 직원의 아주 사소한 불친절과 무관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가정이 깨지는 대부분의 원인을 문화적 차이라고 얘기하자면 사실 문제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사소한 갈등에서 시작됩니다. 꽃 한 송이, 다정한 말 한마디로 풀어질 일을 미처 챙기지 못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잘나가는 어느 기업은 이렇게 광고했습니다. “사소한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우리는 정말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어야만 합니다. (p. 248~249)

 

악마는 데테일 속에 숨어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소한 것이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소하다고 지나쳤던 것들이 나중에 쌓이면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귀찮다고 매일 방청소를 게을리 하면 방은 너무 더러워져서 그것을 치우려면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살이 찌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하루하루 무심하게 많이 먹었던 것이 살이 되어버리면 나중에 혹독한 다이어트를 해야만 뺄 수 있다.

 

노자 역시 <도덕경> 52장에서 작은 것을 보는 것이 밝음이요, 부드러움을 지키는 것이 강함이다.’라고 말했다. 밝음과 부드러움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을 무시하지 않는 예민함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 목숨은 함부로 거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사소한 것을 툭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여유고 멋이다. 중요한 것은 무시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이고, 통찰이다. 그래서 스스로 성찰을 통해 경계하고 제대로 잘 살고 있는지를 점검하면서 더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4. 추천사

 

이 책은 노자의 <도덕경>을 제대로 음미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해주고 싶다. 그러나 이 정도의 책을 이해하면서 읽으려면 어느 정도 독서력이 있는 사람만이 가능하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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