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멋진, 거짓말 - 어쩌다 보니 황혼, 마음은 놔두고 나이만 들었습니다
이나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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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평] <인생이라는 멋진, 거짓말>: 노년의 삶에서 비로소 마주하는 것들

 

 

1. 이 책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면서 분석 심리 연구가 이나미 박사가 육십대에 진입하면서 노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생에 대한 잔잔한 회고록이면서 동시에 앞으로 맞이하게 될 죽음에 대한 담담한 생각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홀로 서는 법을 절대 잊어버리지 말고에서는 18, 2우주가 선사한 우연한 현상에서는 28, 3그냥 벌레 같이만 되지 않으면 좋겠다에서는 15편의 짧은 에세이가 실려 있다.

 

이나미 작가가 삶에서 느끼면서 같이 늙어가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61개의 이야기가 마치 일기처럼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읽으면서 다소의 실망감을 느낀 책이다. 마치 인생이라는 것이 몹시 기대가 되지만 살아보면 별것 아니었다는 실망감과 비슷한 것이라고나 할까? 우선 글이 너무 가볍다.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깊은 울림은 주지 않는다.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작가의 명성에 비해 책이 참 아쉽다는 생각이다.

 

2.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을 알게 되었어요.

 

30여 년 전 유럽에 처음 나갔을 때, 어디를 가나 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 중에 노인이 참 많구나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바로 우리나라도 그렇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한 해에 신생아가 120만 명이 태어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30만 명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하니 앞으로 우리 사회가 겪을 노인 문제가 다소 걱정이 된다.

 

노년의 삶은 이제 삶을 정리하고,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자연의 법칙을 보라! 생로병사, , 여름, 가을, 겨울처럼 인생도 그런 것이니까. 이 책 덕분에 노년의 삶은 장례식과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나의 장례식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은 내 가족들을 위한 것이다. 나란 존재는 떠나고 이제는 썩거나 불태워질 내 육체만 남은 것이니, 나는 내 장례식에 대한 아무런 권리가 없는 셈이다. 다만 살아남은 내 자식들을 위해 장례식 비용을 미리 마련한다든지, 혹은 믿을 만한 공제회에 가입한다든지 하는 것이 최선일 뿐이다. (pp. 32~33)

 

사고나 병으로 죽음을 맞이한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 죽음을 맞이한 사람의 장례식은 그야말로 축제다. 이 세상에 태어난 탄생을 축하하는 것처럼, 이제 주어진 삶의 시간을 마감하고 자연으로 돌아간 것을 똑같이 축하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어떤 이의 삶이든 언제 죽어도 각각의 이유로 아쉽기 마련이다. 나의 장례식은 남겨진 자들의 몫이다. 다만 남겨진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그 비용을 준비해 놓아야 한다는 것은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프로이트학파의 분석가는 아니지만, 프로이트처럼 안락사로 삶을 마무리하는 것에 대해 절대 찬성한다. 연명의료 거부 정도로는 너무 부족하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없고, ‘왜 저 노인은 아직 안 죽을까.’하는 생각을 모두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정말로 품위 있고 격조 높게 안락사를 선택하고 싶다. (p. 39)

 

나 역시 안락사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격조 있는 죽음은 누구나 원한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안락사를 법으로 용인하지 못하는 것은 악용의 우려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은 안락사라는 말 대신 존엄사라는 말을 더 많이 쓰고 있다. 존엄사야 말로 인간이 품위 있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있도록 이제는 기본 인권에 포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여행을 썩 즐기는 편이 아니다. 막상 가면 참 좋아하고 즐기지만 여행의 준비 과정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한 내 태도도 비슷한 것 같다. 죽고 난 후에는 내 영혼이 오히려 홀가분하고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완전히 나란 존재가 사라지고 나면 사실 그간의 고민과 집착과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니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 하지만 그런 이행과 변환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에 두렵고 피하고 싶다. (p. 112)

 

작가와는 달리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여행을 준비하는 것 또한 설레이며 좋아한다. 그리고 막상 여행을 떠나면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좌충우돌 여행 또한 기쁨으로 받아들인다. 나는 죽음이란 여행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한다. 여행지에서의 생활이 좋았거나 힘들었어도 여행을 마치는 그 순간은 정말 아쉽다. 집으로 가는 계획을 포기하고 다시 떠나고 싶음 마음이 들 때도 있다. 다른 한편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왠지 모를 편안함이 있다. 그리고 막상 집에 도착했을 때의 그 안락함. 죽음도 그와 같지 않을까? 삶이라는 여행을 마치는 아쉬운 마음이 있겠지만 마침내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의 느낌처럼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안락함, 평온의 휴식일지도 모른다.

 

4. 추천사

 

이 책은 6070 세대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젊은 사람들이 읽으면 공감하지 못할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생의 주기에 맞는 독서법이 있듯이 이것은 노년의 삶과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싶은 사람들이 한 번 도서관에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왠지 돈을 주고 사면 아까울 것 같은 그런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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