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여성들 -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12인의 위인들
백지연 외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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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평] 여성의 이름으로 : <잊혀진 여성들>

 

 

    

1. 이 책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이 책은 남성중심의 역사 속에서 그 삶과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고 있지 못한 인물 12명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특이한 점인 그녀라는 말 대신 그남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여의사, 여배우, 여학교 등 유난히 여성을 드러내야 하는 것 역시 남성중심적 사고임을 반성하고 여자를 로 남자를 그남으로 굳이 표현해야 하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1장은 불굴의 투쟁가라는 제목으로 미투 운동의 시초, 아르테미시아 젠텔레스키’, ‘인류 해방 운동가, 에멀린 팽크허스트’, ‘유럽을 점령한 지배자, 예카테리나 대제’, ‘조선의 불꽃, 최영숙의 도전적인 삶을 소개하고 있다.

 

2장은 열정의 개척자라는 제목을 달고 하늘의 슈퍼스타, 에멜리아 에어하트’,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브레이스’, ‘백의의 전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세상을 바꾼 발명왕, 헤디 라머의 열정적인 삶을 들여다본다.

 

3장은 지식의 선구자라는 제목 아래 프로그램 개발의 역사, 그레이스 호퍼’, ‘조선 최초 양의사, 김정동’, ‘이 시대 최고의 지성, 수전 손택’, ‘건축계의 전설, 자하 하디드의 꿈을 향한 집념을 강하게 보여주었던 삶과 그들의 작품을 되돌아보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 시대 남성에게 롤모델을 찾으라고 한다면 대부분 사회적 성공혹은 경제적 성공을 주된 기준으로 고려할 테지만 여성들의 경우 이에 터무니없는 다음과 같은 기준들이 추가되어야 하는 걸까?(p. 10)

-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얼마나 완벽하게 지켰는지

여성의 사회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사랑받으며 잘 자랐는지

- “도덕적으로 올바른 기준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3명의 공동저자는 우리는 이러한 현상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시대적인 시각의 부재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잊혀진 여성들을 다양한 방면으로 재해석해 꿈을 품은 이들의 가슴 깊숙한 곳에 심어줘야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올랐다. 견고한 사회적 장벽을 무너뜨리고 역사에 이름을 새긴 그들의 가치가 널리 전파돼, 자신과 비슷한 롤모델을 찾다가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눈부신 가능성을 품은 이 세상 모든 여성에게 이 책을 바친다.” (p. 11)

 

    

2.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책에 소개된 12명의 이름을 보면 알고 있던 사람보다 생소한 사람이 더 많다. 특히 한국인인 최영숙, 김점동에 대해서는 그동안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우리가 얼마나 남성중심의 역사를 배우고 있었는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특히 조선시대에 스웨덴으로 가서 공부를 한 여성이 있었다는 것과 미국으로 가서 양의학을 공부한 한국 여성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시대를 앞서간 그녀들의 삶이 너무도 쓸쓸하고 비참하게 마감되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여성의 한계를 벗어나려고 했지만 우리 사회가 그녀들의 삶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도 수준이 낮았고 가난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백의의 천사로만 알려졌던 나이팅게일이 사실은 나이팅게일 로즈 다이어그램으로 공중 보건에 관한 개념을 확립시켰고, 1895년 왕립 통계학회에 등록된 최초의 여성회원이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드러내고 싶었지만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그 뜻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생을 마친 잊혀진 인물들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3.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이 책 속에 등장한 인물들은 모두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모진 희생을 통해 그나마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다행히 인권의 소중함이 강조되면서 여성인권 또한 새롭게 이야기 되고 있지만 아직도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함께 연대를 통해 함께 이루어가야 할 과제 일 것이다. 특히 다음 문장에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영국의 배우 나탈리 포트만은 영화 <레옹(Leon)>(1993)의 주인공 마틸다를 열연해 스타가 됐다. 경악스럽게도 많은 이들이 이제 막 10대가 된 아이를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보고 있었다. 하버드라는 일류 대학에 들어갔음에도 그는 여전히 자신이 멍청한 여배우라고 불릴까 걱정했다. 이러한 걱정이 커지면서 그는 자신이 성취한 하버드라는 타이틀이 온전히 자신의 노력으로 이룬 게 아닌, 어쩌다 우연히 얻은 것일 수 있다는 자기 의심과 싸워야 했다. 여배우라는 위치가 주는 편견이 배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까지 영향을 미쳐, 스스로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들었다는 그의 이야기는 보통의 여성들도 공감할 만한 부분이다. 많은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거나, 자신의 성취를 주변 혹은 상황이 도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pp. 174~175)

 

여성을 성상품화 한 영화, 광고 등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여전히 하나의 상품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요즘 우리 사회에서 성인지감수성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효과가 조금씩 우리 사회에 스미어들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정말로 희망적이지 않은가.

 

4.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결혼을 발명한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그 사람은 천재적인 고문 기술자다. 나는 전쟁 같은 결혼 생활로 겁에 질리고 마비돼 버렸다. 이러한 전투는 치명적이고 사람을 말려 죽이며, 날카롭고 고통스러운 연인들의 투쟁과는 정반대에 서있는 안티태제다.” (p. 222)

 

수전은 우리가 멈춰야 할 것은 타인에 대한 연민(Sympathy)이며 되찾아야 할 것은 타인을 향한 공감(Empathy)임을 일깨운다. 연민이 내 삶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남을 걱정하는 것이라면 공감은 내 삶을 던져 타인의 고통과 함께하는 삶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마음으로 느끼는 공감의 기술을 잃어버린 현대인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쏟아내지만 정작 옆 사람의 고통에는 무감각해져 간다. (p. 228)

 

수잔은 결혼에 안주하여 파출부로서의 삶이 아니라 글을 쓰고 음악을 들으면서 지적인 환경에서 문화의 중심에서 살기를 원했다. 집에서 밥을 짓고, 음식을 만들고 차리는 아이를 키우는 문제는 간단하지만 누군가의 수고로움이 담겨야 해결되는 것이다. 그것을 온전히 여성의 몫으로만 돌리면 결혼생활은 부당할 수밖에 없다. 세상의 남편들이여, 다른 이에게 보내는 연민이나 공감보다 먼저 아내의 삶을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5. 추천사

 

여성의 이름으로 당당한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은 여성들의 삶에 관한 책이지만 꼭 여성만 읽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깨어 있는 지성인이 되고 싶은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것이다. 여성의 차별과 편견이 사라진 사회는 여성들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남성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인권의 차원에서 함께 모두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여성의 아버지는 남성이 아니었던가.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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