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 도시를 둘러싼 역사 · 예술 · 미래의 풍경
노은주.임형남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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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평] 도시 인문학    

 

 

1. 이 책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이 책의 작가 노은주, 임형남 건축가는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인 EBS <건축탐구->에 출연하고 있어서 참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책의 제목이 도시 인문학이고 표지도 예뻐서 아주 기대를 많이 했던 책이다. 저자들이 TV 프로그램에서 참 인간적인 냄새가 폴폴 풍기는 이야기를 많이 해서 더욱더 기대를 하면서 읽었다.

 

이 책에서는 전 세계 13개 국가, 21개의 도시의 건축물을 역사, 예술, 미래라는 세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이 책에 소개하고 있는 건축물 사진이 시선을 끈다. 사진만 보더라도 , 이 도시에 이런 건물이 있구나, , 이런 뜻이 담겨 있구나. 이런 의도로 지어졌구나.’를 알게 해준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그래서 살짝 아쉬움이 남는 책이기도 하다. 건물에 대한 해석이 흔해 빠진 여행 안내서에 등장하는 건축물에 대한 소개 정도에서 멈춘다. 건축가라면 적어도 더 나아가야 하지 않았을까?

 

또한 이 책의 구성이 공동 저자라고 했다면 대신 우리라는 호칭을 써야했거나, 각자 쓴 글을 모은 것이면 저자가 누구인지 밝혀야 하지 않았을까? 또는 한 사람이 쓴 것을 수정 보완해서 완성한 글이라면 그렇게 했다고 분명히 밝혀야 했다고 생각한다. 글을 읽으면서 이것은 그럼 누가 쓴 것일까?’라는 의문이 항상 들었다.

 

 

2.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을 알게 되었어요.

 

유명한 도시는 모두 그 도시를 대표하는 독특한 건축물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랜드 마크라고 부른다. 랜드 마크는 역사가 오래 된 것도 있고, 예술적 품격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있고, 또 미래의 꿈을 담은 건축물도 있다. 그런데 랜드 마크에 대한 자부심이 오로지 높이에 대한 경쟁을 낳게 되었고, 결국 마천루가 세계 곳곳에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건물에 대한 높이가 아니라 깊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래서 이 책에 소개된 건축가로 인도의 발크리슈나 도시(Balkrishna Doshi)’가 추구했던 건축을 대하는 가치관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는 서양 건축가에게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자신이 간직한 과거의 기억과 경험했던 자연과 인도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깊은 경외를 담은 수많은 작업을 했다. 그는 모더니즘이라는 몸과 인도의 전통 건축이라는 영혼이 적절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배합된 훌륭한 건축물을 만들어냈다.’(p. 53) 특히 계층의 구분이 분명하고 빈부격차가 심한 사회에서 활동하는 건축가에게는 삶의 질을 담보하는 건축에 대한 고민이 가장 깊었을 것이다. 그가 설계한 인도르(Indore)의 아라냐 저비용 주거 단지(Aranya Low Cost Housing)는 주택, 알뜰, 내부 경로의 미로 시스템을 통해 8만 명이 넘는 사람을 수용한다. 경험은 가장 훌륭한 건축가의 자산이며 시간은 가장 훌륭한 건축의 재료다. 발크리슈나 도시의 건축이 그렇다. (p. 55)

 

건축가 한 사람의 철학과 창의력이 이렇듯 도시에 영향을 많이 미칠 수 있다. 훌륭한 건축가를 잘 양성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성냥갑 같은 아파트 말고, 주택 문제를 좀 더 새롭게 시도해 보는 건축물들을 만나 보았으면 좋겠다.

 

건축물은 다른 예술품과는 달리 공간을 함께 차지하기 때문에 반드시 어떤 건축물을 지을 때 공간의 재해석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건축물에는 무엇보다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 , ‘이 건물은 왜 필요하며, 어떻게 사람들에게 유용함을 줄 수 있는지, 또는 이 건축물이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은 어떤 것인지? 지속 가능한 건물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고민을 해야 한다. 그냥 돈이 있고, 땅이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건축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공간은 땅 주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3.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좋은 도시란 한 소년이 그 거리를 걸으면서 장차 커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일깨워줄 수 있는 장소다.” (루이스 칸: 미국 건축가)

 

도시는 책이다. 세상의 모든 장르가 다 망라되며 많은 유형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무척 큰 스케일의 이야기책이다. 그 안에는 시간과 공간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며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p. 6)

 

도시란 사람들이 모여 들면서 만들어진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든다는 것은 그 도시가 사람 살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도시는 모두 큰 강을 끼고 발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생존을 위해 물이 필수적인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이 함께 살면서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지혜가 총 집합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건축이 발달하게 되지 않았을까? 건축이야말로 돈과 시간이 많이 들고, 가장 나중에 발달하는 문화가 아닐까?

 

건축에 대한 공부를 한다거나 디자인이나 미술에 대한 공부를 할 때, 안목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안목을 키우려면 시대를 뛰어넘는 명작을 보는 것이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박물관 역시 안목을 키우는데 더없이 좋은 장소다. 다양한 시대와 분야의 명작이 즐비하게 나열되어 있어, 굳이 설명을 보고 계통을 세우지 않더라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정보와 정신이 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p. 141)

 

명작은 다양한 분야에 존재한다. 어떠한 분야든 그것이 명작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명작만이 지향했던 인간의 고민에 대한 해석과 욕망과 타협하지 않고 끈질기게 추구했던 예술의 품격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닐까?

 

4.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세상을 허투루 살지 않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인간의 향기가 느껴졌으며, 내가 생각한 바로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 그가 나에게 베풀어준 가장 큰 보답이었다. (p. 121.)

 

어떻게 보면 예술이 주는 감동의 포인트는 개인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손맛이 느껴진다거나 사람의 호흡이 느껴지는 작업에 감동을 받는다. 예술이란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개념이 앞서고 기획되고 실행되며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생산품보다는 어떤 사람의 관점과 손길과 고민이 보일 때 마음이 열리며 감동이 생기는 것이다. (p. 143)

 

살다보면 정말로 세상을 허투루 살지 않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인간의 향기가 있다. 또한 어떤 사람이 쓴 책을 읽을 때 그런 향기가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아마도 깊은 고민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철학으로 일관성을 가지고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향기가 아닐까?

 

5. 추천사

 

이 책은 뷔페식 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다양한 것이 많다는 것이다. 취향대로 골라서 순서 없이 아무거나 읽어도 되는 에세이다. 이 책은 세계의 유명한 건축물에 대한 사진과 함께 저자들의 고유한 해석을 통해 독자들에게 보는 기쁨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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