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안데스의 시간 - 그곳에 머물며 천천히 보고 느낀 3년의 기록
정성천 지음 / SISO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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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평] 페루, 안데스의 시간    

    

1. 이 책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이 책은 페루에 머물며 천천히 보고 느낀 3년의 기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40년간 활동했던 교직을 정년퇴직하고, 교육부가 처음 실시하는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해외 교육자문관 파견 시험에 합격하여 페루 교육자문관으로 활동하면서 페루를 여행하면서 느낀 여행기이다.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던 페루에서의 시간을 기억으로만 간직하기에는 아까운 마음이 들어 책으로 펴낸 것이다.

 

아직까지 유럽에 비해 남미의 여행기는 귀한 편이다. 그만큼 남미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기도 하고, 쉽게 떠날 수 없는 곳이어서 많은 사람이 갔다 오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영어가 통하지 않는 지역이어서 쉽게 자유여행을 기획하기도 어려운 곳이어서 안데스와 페루 여행기를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이 책은 다섯 가지 여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푸른 오아시스의 도시, 모케과를 시작으로 신비함을 고이 간직한 마추픽추까지 다소 생소한 이름의 도시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곳곳에 사진을 함께 실어서 여행기를 읽는 독자는 눈으로 관광 할 수 있다.

 

2.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남미를 여행할 때는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균쇄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책은 꼭 읽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두 책은 좀 더 남미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은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황금률이 되어야 한다. 그냥 훌쩍 떠나서 볼 수도 있지만 꼼꼼하게 보고 돌아오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역사적 기반과 인문학적 상상력이 적어서 조금 아쉬웠다. 좋은 여행기야말로 독자에게 작가의 인문학적 상상력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3.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자자손손 대대로 저렇게 맑은 하늘 아래 살아온 안데스 원주민들은 태생적 순진무구함에 길들어져 남을 속이거나 전술이라는 이름으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유럽인들의 전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황금과 은만 빼앗고 황제를 처형할 줄을 저 하늘처럼 맑은 마음이 잉카인들이 꿈에나 눈치 챌 수 있었겠는가. 나는 유럽 정복자들이 가지고 있던 사악한 마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잉카인들의 순진무구한 마음, 그리고 안데스 원주민의 마음을 수천 년 동안 그렇게 키워온 저 맑고 푸르디푸른 하늘도 그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pp. 26~27)

 

잉카인들이 푸르디 푸른 하늘빛 때문에 순진무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미화할 수는 있으나 스페인에 정복당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원인을 하늘빛 탓으로 생각하기에는 그것이야말로 너무나 순진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프지만 역사의 패배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역사가들은 잉카문명이 몰락한 이유는 사회의 폐쇄성, 정보의 부족과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기록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른 사회와의 교류는 문화의 발전에 필수적인 여건이다. 그래야 정보가 생겨나고 다른 문화를 수용하면서 더불어 발전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융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런 분석까지 했으면 어떨까하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4.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감자 외에도 우리나라 야생에서 흔히 보는 야생 씨앗들을 잉카인들이 먹을 수 있는 곡물로 개발하여 기능성 식품으로 현대인의 사랑을 받는 작물들도 있다. 그중 하나가 퀴누아. 또 다른 하나의 작물은 키위차인데, 단백질 함유량은 퀴누아와 비슷하나 식물 단백질에는 적고 동물 단백질에만 풍부한 라이신이 밀가루의 2배나 풍부하여 현대인의 건강식품으로 주목받는 잉카의 곡물이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미개하다며 재배를 금지했던 잉카의 곡물들이 현대인의 질병을 예방해 줄 수 있는 기능성 식품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p. 286)

 

얼마 전 우리나라에도 퀴누아가 다이어트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은 적이 있다. 나도 그 열풍에 따라 한 때 퀴누아를 구입하여 밥을 지을 때 섞어서 먹긴 했으나 특별한 맛을 느끼지 못해 한 두 번 하고, 지속적으로 활용하진 못했다. 그 퀴누아가 잉카 문명 때부터 먹었던 페루의 전통 식품이었다니. 하찮은 것으로 여겨지던 곡물이 현대 과학의 힘으로 퀴누아의 성분을 분석하여 건강식품으로 추천되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긴 하다.

 

5. 추천사

 

이 책은 남미, 특히 페루에 대해 궁금해 하거나 여행을 가고 싶은 사람이 먼저 읽으면 좋을 책이다. 자세하지는 않지만 여행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다. 이 책을 읽고 페루를 다녀온 독자들이 앞으로 더 다양하게 페루를 잘 소개하는 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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