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이미화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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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이 책은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독립서점인 영화책방 35mm’을 운영하는 사람이면서 벌써 두 권의 책을 쓴 작가의 세 번째 책이다. 책의 제목이 그러하듯 영화 컨셉을 가져와 1: 울면서 다시 일어날 용기, 2: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3: 인생에도 치트키가 있다면, 4: 거짓말쟁이의 해피엔딩, 5: 열심만으로는 안 되는 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신의 일상이 영화와 연결되는 접점을 찾아내 진솔하게 써 내려간 총 26편의 에세이이다.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평범한 이야기지만 나처럼 삶이라는 불확실함에 좌표를 잃고 허우적대고 있을 누군가, 또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에게 이 글이 닿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고 있다. 기억을 더듬어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회상하면서 지금까지의 삶의 여정을 닮은 영화의 스토리를 떠올리며 자신에게 보내는 위로이기도 하면서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 보내는 위로의 글이다.

 

2.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 속에 잠깐 소개되는 영화 이야기를 통해서 대단하고 거창한 블록버스터가 아니어도, 알콩달콩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어도 또 가슴 뛰고 설레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어도, 그리고 눈가를 촉촉이 적시는 슬픈 이야기가 아니도 사람들의 소소한 삶을 영화로 만든 것이 참 많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삶이 늘 이벤트일 수만은 없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그 속에 수없이 많은 변화들이 있다. 그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만들어가는 자신만의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3.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미화美花, 아름다운 꽃이라 불리는 내 이름. 다른 사람 입에서 더 자주 발음되어지는 내 이름. 그래서 내 것이지만 완전히 내 것은 아닌 이름. 이름을 내가 지을 수 있다면 어떨까. 이름이 사람의 영혼을 실어 나르는 수레라고 믿는 어느 아메리카 원주민처럼, 내 영혼을 사뿐히 날라 줄 이름을 나는 지을 수 있을까. 그럼 어디든, 어떤 삶이든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까. 나는 내 이름이 싫었다. 세련되지도 궁금증이 생기지도 않는 때때로 비웃음을 사기도 하는 미화에게 도무지 정이 들지 않았다. 아름다운 꽃이라니. 나는 나를 가꾸지 않고 내팽개치는 방식으로 이름을 거부했다. (p. 136)

 

이 부분에서 아주 격하게 공감했다. 나 역시 나의 이름에 대해 촌스럽다는 이유로 자신감 없이 보낸 유년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한자를 배우면서 내 이름에 멋진 뜻이 담긴 것을 발견해 내고 이름을 재해석하면서 스스로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니까 신기하게도 자존감이 상승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자녀들의 이름을 아주 고민하면서 지었다. 중성적인 이름이면서, 국제화 시대에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쉬운 이름이면서, 세련된 이름으로. 다행히 나의 자녀들은 자신의 이름에 만족해한다. 자기 이름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잠시 멈추면서 미소짓게 된다.

    

4.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현재를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언젠가는 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글을 쓸수록 스스로가 특별한 사람처럼 느껴지긴커녕 내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를 실감한다. 글을 쓴다는 건, 세상에 읽을 책이 이렇게 많은데 굳이 나까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묻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마주한채 써 내려간 글이 지루하고 시시한 삶을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다면,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그걸로 충분하다. ‘언젠가가 아닌 오늘, 어제보다 더 나은 글을 쓰는 것, 그래서 이왕이면 출판사와 작가 모두가 행복해 지는 중쇄를 찍는 것. 이것이 나의 소박한 목표다.(pp. 48~49)

 

이 말이 아주 위로가 되었다. ‘언젠가는 글을 쓸거야.’라고 나도 늘 말을 해왔다. 그러나 나역시 오늘 글을 쓰고 있지 않으면 그 언젠가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매일 글쓰기 40일 도전으로 시작해서, 100일까지 성공하고 지금 200일째 도전 중이다. 블로그는 나의 도전을 증명해 주는 가장 강력한 도구였다.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매일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스스로 재발견한다. 내 안의 가능성을. 그래서 나의 소박한 목표는 언젠가는 책을 한번 내보는 것이다.

 

 

취향대로 자신을 가꿀 줄 알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돈을 쓸 줄 아는 사람들 속에서, 나를 위한 소비란 어떤 것인지, 진정 소유한다는 건 무엇인지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 나에게 미니멀라이프란 진정으로 나를 위한 소비를 하는 삶이다. 소품에 있어서 미니멀리스트인 나도, 맥주에서만큼은 맥시멀리스트가 된다. 더하든 덜어내든, 인생 전체는 미니멀하게, 자신의 취향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맥시멀리스트로 사는 것. 이것이 나와 친구들이 찾은 삶의 방식이다. (pp. 88~89)

나 역시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한다. 그런데 나는 나이 50이 되어서야 미니멀리즘의 참 뜻을 알았다.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벌써 이렇듯 미니멀리즘을 제대로 이해하고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고 있다니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만약 내가 20년 전에 미니멀리즘을 알았더라면 나의 삶은 어떻게 전개 되었을까? 적어도 불필요한 것을 사느냐고 돈은 낭비하지 않았을 것 같다.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한다고 해서 취향 역시 미니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존중해 주는 삶을 살고 싶다.

 

이 책은 내용이 쉽고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자신의 삶이 너무 평범해서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는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 꺼내 읽으면 좋은 책이다. 그리고 취향을 존중받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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