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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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작가 나카무라 구니오는 “하루키의 글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하루키의 전 작품을 분석하여 하루키에게 배우는 ‘맛있는 문장’ 쓰는 47가지 규칙을 찾아냈다. 또한 하루키의 작품에 나와 있는 문장을 소개하면서 ‘단조로운 일상도 하루키의 문장에서 다채롭고 특별한 이야기로 되살아나는데 이것이 바로 문체의 힘’이라고 밝히고 있다.

먼저 1장에서는 33가지 작법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읽기, 2장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의 힘을 14가지로 정리하여 독자에게 흥미롭게 제공하고 있어서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필독서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키의 실제 작품 속에 들어가 해당하는 문장을 제공하고 있어서 뼈져 들기 쉽게 되어 있다.

 

2.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하루키의 작품 속에 있는 법칙을 다음과 같이 3가지 범주로 다시 정리해 보았어요.

1) 하루키의 글에는 숫자가 등장하는 작품이 많다.

-구체적인 연도를 쓴다(pp. 32~ 33)

사라져가는 시대의 흐름을 감상적으로 표현할 때는 구체적인 연도가 굉장히 편리한 기호가 된다.

-100퍼센트의 ○○라고 말해 본다 (pp. 101~103)

한자 백은 수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굉장히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백은 숫자 100이기도 하지만 ‘무한의’ 또는 ‘완벽한’과 같은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마법의 말이다.

- 미스터리한 숫자를 숨겨둔다(pp. 120~123)

사실 ‘12’라는 숫자는 신비의 숫자다. 1년은 12달, 1일은 24시간으로 12가 바탕이 된다. 별자리도 12종류고, 십이지신도 12종류다. 신약성서에는 예수의 12명의 제자가 등장하고, 그리스 신화에서는 올림푸스 산 정상에 12신이 산다고 한다. 불교에서도 십이연기는 붓다가 말하는 괴로움의 근원이 되는 숫자다. 음악의 세계에서 건반악기에는 12평균율을 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즉, ‘12’라는 숫자가 굉장히 신성하고 아름다운 숫자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문장을 쓸 때 숫자가 가진 의미와 스토리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작업 중 하나다.

- 나이를 구체적으로 표시한다.(pp. 130~132)

매력적인 문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숫자’와 ‘고유명사’를 사용하는 것이 아주 효과적이다. 나이에는 ‘실제 연령’, ‘육체 연령’, ‘정신 연령’이라는 세 종류의 나이가 있다. 요동치는 심리를 묘사할 때 정교하게 각각의 나이에 맞는 말을 사용하여 차이를 만들어 낸다면 아름다운 문장을 더 돋보이게 만들 수 있다.

- 몇 번째인지에 대해 묘사한다.(pp. 149~152)

‘○번째’라는 말에는 미스터리하고 독자의 관심을 끄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힘이 있다.

2) 하루키의 글에는 음악이 많이 나온다.

- 팝적인 키워드를 여기저기에 써 넣는다.(pp. 153~156)

하루키는 “음악이든 소설이든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리듬이다. 자연스럽고 기분 좋은, 그리고 확실한 리듬이 없다면 사람들은 문장을 계속 읽어주지 않을 것이다. 나는 리듬의 중요성을 음악에서(주로 재즈에서) 배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상에 자리 잡고 있는 팝적인 말을 무기로 삼으면 문학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대담하게 연결할 수 있다.

- 유명한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한다.(pp. 157~159)

음악에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음악이 나오면 영상이 보이거나 소리가 들리는 공감각 체험이 가능하다.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에서는 이 효과를 자주 사용한다.

- 고전 음악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표현한다.(pp. 191~195)

하루키의 소설의 거의 모든 작품에는 크건 작건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장면들이 많이 있다. 이처럼 하루키의 모든 소설에 예외 없이 클래식 음악이 등장하는 데는 무엇보다 작가의 개인적 취향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할 것이다. 하루키는 기본적 소양이 재즈와 클래식에 특별한 지식과 자질을 갖춘 문학예술가이다.

무엇보다 하루키 문학의 전형은 아름답고 우아한 인가 내면의 자화상을 그리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 하루키만큼 고상하고 격조 있게 클래식을 소설 속에 녹여낸 작가도 흔치 않다. 인간이 성숙한 품성과 아름다운 세계로 다가가기 위한 가장 하루키다운 문학 장치로 클래식 세계의 이입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을 것이다.

3) 하루키의 글에는 창의적인 비유가 많이 나온다.

이 책에서는 하루키의 비유입문을 요리 편, 문학 편, 영화 편, 건축 편, 미술 편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비유는 문장을 돋보이게 만드는 만능 조미료 같은 존재다.(p. 50)”라고 말하며 하루키의 작품 속에 나와 있는 문장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비유를 하고 있는지 섬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비유 중에 특히 훌륭한 것이 바로 문학에 대한 비유다.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는 표현으로 깔끔하게 말을 바꿔놓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교양을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비유는 꼭 한 번 사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p. 92)

비유 표현에는 영화가 굉장히 많이 등장한다. 명작이나 서부극부터 무라카미 하루키의 취미가 반영된 것 같아서 영화에 비유하는 표현이 소설에 나오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 (p. 133)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건축에 비유할 수 있다. ‘그녀의 마음속 어둠은 거대한 피라미드 같다’, ‘내 기분은 무너져가는 산속 오두막집 같다’처럼 여러 건물을 이용해서 굉장히 다양한 비유가 가능하다.(pp. 160)

그림의 비유는 살짝 상급자용이다. ‘비르비종파와 같은 빛’, ‘렘브란트의 그림 같은’, ‘마치 벨라스케스가 그린 남자처럼’ 등등과 같은 표현을 사용해도 이해하지 못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현이 딱맞아 들어가면 분명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문장이 될 것이다.(p. 200)

무라카미 하루키가 작품에서 활용한 구체적인 비유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은 분은 꼭 책에서 확인해 보실 것 더 기대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중요한 것은 ‘테마’가 아니라 ‘규칙’을 가지고 쓰는 것이다. 하루키적인 문장 쓰는 법을 ‘아이우에오’로 써보자면 다음과 같다.

앗!: 일단은 제목으로 놀라게 만든다.

아이(좋아!) : 첫머리에서 감탄하게 만든다.

웅! :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여 납득하게 만든다.

에~! : 예상치 못한 전개로 더 놀라게 만든다.

오~! : 마지막은 여운을 남긴 채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만든다.

(p.6~7)

→ 간단한 규칙이지만 이것만 잘 적용해도 멋진 글쓰기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키의 작품을 통해 규칙을 발견하려고 노력했던 작가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분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루키의 문장은 맛있다. 맛있는 문장은 신선하고, 감미롭고, 낯설다. 그래서 가지각색의 오묘한 느낌으로 다채로운 세계를 요리해 낸다. 잘 차린 한 상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서양식 코스가 제격이다. 에피타이저로 문장의 식욕을 돋우고, 메인 요리로 본격적인 문장의 본질을 깊이 음미하며, 디저트로 아름다운 문장의 아쉬움을 달래면 제대로 하루키의 요리를 음미한 것이다. (pp. 270~271)

→ 하루키의 글 속에 많이 등장하는 것이 음악과 요리이다. 글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등장해서 독자들의 상상을 극대화 하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아마, 이것은 하루키가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에 재즈 바를 운영했던 경험에서 나온 것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험이 글 속에서 살아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루키의 관찰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따라서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미세한 것도 놓치지 않으려는 관찰력을 기르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4.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1) 소확행의 의미와 실천

→ 하루키 덕분에 소확행이 유행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행복이 저 먼 곳에 있는 신기루가 아니라 나의 일상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발견하거나 만들어 가는 행복이 중요하다는 깨닫게 해주었으니 작가의 영향력이 정말 크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2) 하루키가 달리는 이유

 

3) 하루키의 소설이 인기가 있는 이유

→ 하루키는 매일 분량을 정해 놓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글이 잘 써지는 날도 더 많이 쓰지 않고, 내일을 위해 남겨 놓는다고 한다. 아마 하루키가 끊임없이 작품을 발표하고 발표하는 것마다 독자들이 열광하는 것도 바로 이 매일 글쓰기에서 나오는 힘 때문이 아닐까? 매일 글쓰기의 저력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 준다. 나도 매일 글쓰기를 시도하고 싶다.

→ 하루키의 소설 속에 있는 정서가 전 세계적으로 통한다는 것은 인간의 심리와 감정에 대한 섬세한 묘사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마음과 생각을 하루키의 글을 통해 확인하면서 그의 글 속으로 점점 빠져들게 만든다. 그 때문에 이제 ‘하루키’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될 정도로 전 세계 팬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작가로 우뚝 선 게 아닐까?

맛있는 글쓰기를 시도하고 싶은 사람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많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받을 수 있을거예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책을 선택하는데 이 리뷰가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진심으로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쓴 솔직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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