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아이에게 꼭 해줘야 할 60가지 - 우리아이 꼭 시리즈 4
중앙M&B 편집부 엮음 / 중앙M&B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만 40개월을 앞둔 아들과 매일 행복한 육아전쟁 중인 초보엄마로서
'육아서'나 '교육 지침서'란 단어만 보면 자연스레 시선이 가곤 한다.
임신 기간부터 지금까지, 섭렵한 육아서만 해도 십여 권이 될 정도이고,
육아와 교육에 대한 정보를 주로 인터넷과 책을 통해 얻고 있어
시어머니로부터 '아이를 책으로 키우냐'는 핀잔 아닌 핀잔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그저 잘 먹여만 주면 형제들끼리 부대껴가며
알아서 잘 놀고 잘 크고 공부하는 시절과 요즘 현실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교육환경, 질적으로 풍요롭고 윤택한 문화환경에 민감하지 않으면
왠지 내 아이만 혜택으로부터 소외되는 것 같고, 해줄 걸 못해 주는 것 같은
강박관념과 조바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남들 하는 대로, 시류에 휩쓸리다 보면 엄마는 중심을 잃고
교육현장의 메뚜기족이 되기 십상이고.
 
이렇게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내 아이와 주어진 여건에 꼭 맞는
알찬 정보만을 현명하게 취사선택하기 위해선 우선, 기본적으로 최신 육아정보에 밝아야 하고,
내 아이의 발달과정과 성향에 대한 파악이 잘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육아서들은 기본 정보에 충실하고, 발달에 대한 정보가 잘 기술돼 있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시중에 나와 있는 육아서나 교육지침서 대부분이
지나치게 이론에 천착해 급변하는 교육&육아 현장의 소리와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이론적으로야 이런 경우 저렇게 하면 된다...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머리로 아는 걸 가슴이 따라가 주지 못해 언성을 높이고, 후회하고, 자책하고...
우리가 접하는 육아현실은 이론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이 사실이다.
내로라하는 육아서들을 두루 접하면서 느끼는 아쉬움들이 바로 여기에 있다.
 
어려운 육아이론이나 용어들 말고 좀더 쉽게, 가려운 데 콕 집어 긁어 주는 쉬운 육아서는 없을까?
외국 가정의 사례들로 도배돼 현실성 떨어지는 육아서가 아닌, 우리 현실에 맞게
가슴으로 와닿아 바로 실천할 수 있도록 직접 자극이 되는 육아서는 없을까?
너무 대단한 아이들, 영재로 키우는 육아법은 읽을 땐 자극이 돼도 돌아서면
실천하기엔 너무 먼 이야기들인데, 그냥 요 나이 때 보통의 아이들에게 뭐가 필요한지를
알 수 있는 스탠다드한 정보가 필요한 건 나만의 생각일까?
묵직한 두께와 사진 한 장 없이 빼곡한 편집, 보기만 해도 답답한 육아서는 펼치기만 해도
잠이 쏟아지기 마련, 아무때나 아무 페이지나 부담없이 펼쳐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육아서, 없을까?
 
<우리아이 꼭 시리즈> 광고를 처음 봤을 때, 이런 아쉬움들을 시원하게 긁어 줄 수 있는
육아서가 바로 이 책이구나! 하는 생각에 눈이 번쩍 뜨여 목차부터 살펴 보기 바빴다.
그리고,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슬림한 책 한 권!
 
제목 그대로, 37~48개월 아이에게 꼭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정보들, 발달상태,
적절한 육아 포인트, 부모 대처법 등에 대한 60가지 항목이 펼침면 한 바닥에
일목요연하고 보기 편하게 나열돼 있다.
 
표지도 얇고 슬림해 필요할 때 언제든 쉽게 꺼내 읽기에 부담없고,
내지 편집도 잡지처럼 풍성한 사진과 함께 시원시원하게 구성돼 있어
기존 육아서에서 느끼는 답답함과는 거리가 멀다.
 
또 인성사회성, 교육, 건강, 부모역할, 인지발달, 생활습관 등 큰 카테고리가 잘 돼있어
주제에 맞게 찾아보기 쉽고, 세부적인 항목들도 궁금할 만한 내용들을 빠짐없이
폭넓게 두루 다루고 있어 잘 만들어진 연령별 종합무크지를 보는 느낌이다.
 
우리 아이 영재 만드는 비법 등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거창하게 다루는 육아서가 아니라
그 나이에 꼭 필요한 기본적인 육아법들과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해 주고 있어
내용 또한 부담없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특히 <놀려라, 아이의 평생지능이 높아진다>는 부제는, 한창 한글이다 영어다 가베다 해서
본격적으로 교육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긴장감을 접고,
열심히 놀아 주고, 다양한 경험을 함께 하는 것이 아이의 지능발달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00를 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조목조목 잘 지적하고 있는 반면,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이나 교재가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정보는 부족한 편이다.
영어만 해도, 영어 유치원 정보나 코스별 영어 교재들을 간단하게라도 소개해 준다든가
수학교육이 중요하다는 점만 강조할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5세 나이에 적합한
수학교육기관이나 교재에 대한 실례를 들어 주었다면 한결 도움이 됐을 텐데 아쉽다.
또, 피아노 교육 역시 단순히 음감을 키워 주세요...하는 수준이 아니라
유아기에 예능교육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점도 그렇고, 책 전반에 걸쳐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했음에도
구체적인 놀이방법들에 대한 실례가 부족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런 구체적인 정보까지 다 수록하자면 책 한 권으론 턱없이 부족하기 마련.
인터넷에 조금만 관심있는 엄마들이라면 요즘 뜨는 교육기관이나 교재, 교구 등에 대한 정보는
얼마든지 얻을 수 있기에 책 한권으로 이 모든 걸 다 취한다는 건 지나친 욕심일 수 있다.
 
경제적인 가격에, 경제적인 내용에 충실한 '연령별 육아개론서'로서,
그간 나만의 육아법을 돌아보고, 앞으로 일 년에 대한 큰 틀을 재점검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벼운 한권의 육아서가 바로 <우리아이 꼭 시리즈>라는 결론이다.
연령별 시리즈라 해마다 연령에 맞게  한권 모아 읽다 보면
육아에 대한 두려움이나 막막함 없이 미리미리 준비하는
현명하고 여유로운 엄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정보들에 민감하게 대처해 수시로 개정판이 나와
내년, 후년...아이가 한 살씩 더 먹을 때마다 제일 먼저 꼭 챙겨 보는 책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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