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도미노
민재기 지음 / 세계로미디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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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도미노

 

민재기 지음/세계로미디어(2006.12.7)

 

‘모르’는 죽음이고,‘아모르’는 사랑이라는 말이 참 재미있다. 교수를 지낸 분 답게 참으로 해박하시다. 몰랐던 지식들도 알게 되고,곁따라 가슴에 차오르는 ‘사랑’의 감정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영어를 번역해 놓은 듯한 문장과 다소 생소한 문체가 주는 어색함은 있지만, 뭐랄까 인생의 깊이를 체험한 자만이 가지고 있을 혜안이랄까 그런 다양한 감수성을 체험하게 한 시간이었다.

 

사랑이라는 주제의 다양한 변주! 그리고 사랑이라는 추상 세계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고 할까?

 

배운 내용이 너무 많고, 천재적인 응용을 미처 따라가지 못한 둔재로서는 이 이상 더 아무것도 생각해 낼 수가 없을 지경이지만, 그래도 나에게 다가온 곳은 ‘컴플렉스’ 부분이었다.

 

슈베르트는 실연 콤플렉스,한비자는 벙어리 콤플렉스,존 번연은 감옥 콤플렉스,손자는 절름발이 콤플렉스,서머셋 모음은 말더듬이 콤플렉스,도스토옙스키는 간질병 콤플렉스, 존 밀턴은 장님 콤플렉스,베토벤은 귀머거리 콤플렉스,사마천은 거세 콤플렉스,이광수는 고아 콤플렉스,이중섭은 유복자 컴플렉스..204쪽

 

그렇다. 위대한 작품을 남긴 분들은 모두 콤플렉스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선비들도 유배라는 상황이 아니었던들 그렇게 위대한 ‘남김’이 있었겠는가?

 

나는 문득 진주에 가고 싶어졌다. 미인이 많이 난다지 않은가! 중국엔 항주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진주가 있다. 자연의 변주는 통영을 낳았지만, 나는 미인이 난다는 진주로 가고 싶다.

 

하나의 글이 이다지도 미치는 게 많다. 소시민이 나에게, 가끔은 행복한 부러움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그러면 어쩌랴! 다시 한 번 알랭의 “행복론”을 펼치게 하고, 돈과 행복이 결코 비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곤, 위안을 받는다면 그저 좋은 것인데.

 

내가 그 동안 저질렀던 잘못된 사랑과, 잘못된 행복에의 꿈을 수정시켜 주는 것 같아서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미학적 관점에서의 치명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하나의 짧고 맑은 빛을 쏘였다. 결코 허사가 아닌 책읽기였다.

저자의 카드 작업만큼은 다산선생의 지식경영 방식을 닮아서 배울 점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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