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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찾아낸 서울의 숨은 역사 이야기 1 -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 피맛골 ㅣ 맛있는 역사 1
권영택 글, 김건 그림 / 책먹는아이 / 2009년 1월
평점 :
숨은 역사 이야기
글 권영택/그림 김건, 책먹는아이(2009.1.10)
이 책은 초,중학생 대상으로 쉽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서울의 구석구석의 역사를 되새겨 준다. 무심코 지나쳤던 도심지의 뒷골목이 피맛골이라니! 높은 양반들의 행차를 피해서 뒷골목으로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 나도 그곳에서 술도 마시고 해장국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종로의 뒷골목이다. 아주 낭만적인 골목이다.
‘내외술집’이라는 것도 참 재미있다. 몰락한 양반 집안 출신이지만 생활고 때문에 어쩔수없이 술집을 해야 하는 처지. 그러나 체통을 지켜야 했기에 얼굴은 내비치지 않고 문을 살짝 열고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내놓는 방식. 오늘 날에도 이런 집이 있다면 한번 가 보련만. 그냥 이벤트 형식으로라도 이런 술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양탕국’이 커피였구나! 조선 후기 때 서울 장안에 장작을 팔기 위해서 경쟁을 하다가 생겨난 것이 양탕국이었던 것이다. 결국 최고의 장작 상인은 브라이상이 아니고 최순영이 되었다는 얘기도 흥미 진진하다.
고대수와 광희문 이야기는 참 슬프다. 키가 212센티나 되어서인가? 그래서 더 슬프다. 남들은 따돌리고 피했지만 자기를 알아준 김옥균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쳐야 했던 진정한 의녀(義女)가 아니었을까? 그녀는 돌을 맞으면서 예수처럼 서린옥터에서 광희문까지 갔던 것이다.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다는 말인가. 광희문은 성 안에 발생한 시체가 주로 나갔던 문이라고 한다. 동대문운동장역 주변에 있다는데 시간 되면 한번 가 봐야겠다.
남이장군 이야기도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써내려간 지은이의 배려가 돋보인다고 할까? 예나 지금이나 음모에 시달려야 했던 영웅들의 족적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 외에도 재동에 있는 흰 소나무 이야기, 인왕산 치마바위 이야기 등 흥민진진한 얘기가 많다. 그림도 정말 쏙쏙 머리에 들어오게끔 재미있게 잘 그렸다. 이 책은 시리즈로 계속될 것이다. 다음 책도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장난끼 많은 초등학생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
그리고 방학 때 부모가 아이들 손을 잡고 한번씩 둘러보면 어떨까? 이 책을 들고 말이다. 더 나아가서 서울시에서는 이렇게 역사적 이야기가 있는 곳에서 당시의 이야기를 재현해 주는 이벤트를 한다면 관광 사업으로서도 매우 독특하고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