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엄마의 행복한 육아 - 시 쓰는 아이와 그림 그리는 엄마의 느린 기록
이유란 지음 / 서사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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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마음이 심란하거나 혼자 에너지를 비축해야 할 때 
서점을 떠올리곤 했다.
학창시절에는 학교 공부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소설책을 마음껏 읽지 못하고 있다는 
핑계 아닌 핑계가 있었다.

막상 학교 공부가 끝나고 
사회생활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는 
책을 읽을 시간이 더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 와중에도 책 읽을 여유가 허락할 때면 
으레 육아서를 찾게 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이치인 걸까 싶다.
 





게으른 엄마의 행복한 육아라니...
나도 행복하고 우아한 육아를 하고 싶다.
하지만 엄마란 존재는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은데
 게으르고 싶으려야 게으를 수가 없는데 
천성이 느긋한, 뭔가를 할 때 시간이 꽤 필요한 나로서는 
그 비법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육아서를 펼쳐서 읽을 때는 
대충 육아서의 기본 포맷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런 기대감과는 
살짝 거리가 있는 듯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식의 육아 고수, 혹은 마스터들의 
간결하고 단호한 느낌의 글들을, 핵심 내용을 찾아 
필기하면서 봐야 할 것 같은 육아서들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작가의 들어가는 글부터가 
은유와 감성이 느껴져서
육아 훈련서(?)라기보다는 
육아 감성 에세이 같은 느낌이 강한 책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바짝 힘을 주고 열심히 읽고 있다가 
뭔가 어색한 기분에 글이 잘 읽히질 않았는데 
조금씩 힘을 빼고 작가의 글 흐름을 따라 읽어가다 보니 
작가의 감각적인 감성 육아에서 말하고자 하는 
본질이 보였다.
 





특히 이 책 속의 글들에 어울리는 그림은 
작가가 직접 그린 것인데 
은은한 색감의 따뜻한 그림들이 글과 어우러져 
감성을 더 짙게 만들어주는 느낌이다.

 







역시 육아에 게으르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내가 낳았어도, 둘 또는 셋을 낳았어도 
그 아이와 나의 육아 세계는 새로운 합을 찾아가는 긴 여정이어서 
세상 어느 일보다 치열하고 세상 어떤 곳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온갖 감정과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제아무리 편안하고 완벽하게 보이는 
육아를 하는 부모, 어느 누구라도 
그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어렴풋이 알기에 공감과 위로가 되었다.

 







작가의 여행 에피소드에서도 
작가의 육아 관념을 엿볼 수가 있는데
집에서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각 나라의 문화들을 달달 외우게 하는 대신에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계획하고 돈을 모으고 
그 여행지에서 여유롭게 보고 배운다.

여행을 가서 되도록 많이 보고 듣고 즐기기 위해
빡빡한 일정을 대부분 계획하게 되는데 
작가는 여행지에 있는 벼룩시장, 서점을 둘러보며 
그 속의 사람들 삶의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듣는다.
이런 여행은 나에게 정말 꿈같은 이야기인데 
작가는 여행 루틴이 그러하다고 하니 부러운 일이다.

해외가 아닌 동네 산책만 하더라도 
아이들은 놀이터를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돈과 시간을 들여 외국까지 가서 
아이들이 놀이터를 참새 방앗간처럼 머물더라도 
나는 여유를 가지며 보고만 있을 수 있으려나...?

그 속에서도 
아이들은 성장하고 추억할 거리를 만들 것인데 
어른들의 게으름이 필요한 순간이다.

 






게으른 육아라는 것이 뭘까? 계속 생각하며 책을 읽었는데 
결국은 게으른 육아라는 것은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육아인 것 같다.

제일 되지 않는 것, 힘든 일이다.

당장 밥을 해 먹이고 옷을 입히려 빨래를 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키우려 청소를 하는 등의 집안일에 치여,
학교 진도에 혹은 주위 엄친아 얘기에 흔들려서 
뒤처지면 어쩌나 조바심에 하는 문제집 공부에 치여
정작 제일 중요한, 
아이 말을 듣고 마음을 다독여주는 육아를 못 한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많은 방법들이 책에 나온다.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담아 쓴 시에는 
아이만의 신선하고 따뜻한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어질러진 장난감을 왜 치우지 않았냐 화내면서 
쓰레기통으로 치워버리는 대신 
존중 박스라 명한 상자에 소중한 물건을 담아
스스로 자신의 것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썼던 교환일기를 
아이와 함께 쓰면서 
아이의 깊은 속내를 알 수 있고 사랑도 깊어진다.

 






육아의 기본 원칙이 참 별거 아닌데 
그 별거 아닌  것이 너무나 어렵다.

작가의 게으른 육아를 들여다보면
아이를 대하는 따뜻한 시선과 존중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어떤 육아서보다도 뭉클해지는 느낌이 든다.
아이를 따뜻하게 대하고 존중하니 
아이 또한 엄마의 마음과 세계를 존중하는 게 느껴진다.

이런 예쁜 말과 생각을 가진 아이가 있다니..!! 하며 감탄하게 된다.

 





작가 또한 게으름은 쉽지 않다고 고백한다.
아이가 커갈수록, 아이의 세계가 넓어질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다.하지만 나도 꿈꾼다. 그리고 노력할 것이다.나의 소중한 아이들과의 게으른 육아를....




※ 이 포스팅은'리뷰어스 클럽' 네이버 카페에서 진행된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도서만을 증정받아 읽고가감 없이 주관적이고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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