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근차근 배우는 드로잉 원근법 - 평행법, 투시 원근법, 원기둥, 그림자까지! 사실적인 공간 드로잉을 위한 모든 것 ㅣ 수지의 드로잉
수지(허수정) 지음 / 책밥 / 2021년 3월
평점 :
시간이 지나도
어린 시절 채우지 못한 것에 대한 갈증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어린 시절에 만족스럽게 느끼지 못한 것에 대한 것이
성인이 되어서 더더욱 큰 관심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나에게 그림이 그런 부분 중 하나였다.
그림에 관심도 있었고 소질이 있다는 얘기를 듣긴 했어도
굳이 내 꿈이 그림과 관련된 일이 아니었고
집안 형편도 그리 넉넉지 않은 편이었기 때문에
어린 시절 미술을 배워본 적이 없었는데
성인이 되고 그림을 잘 그리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자꾸만 아쉬움이 드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고 생각되기에
학원은 쉽게 근접할 수가 없고
책으로 배워 보려 해도 도무지
내가 알지 못하는 영역이라 어떤 것부터 배워야 할지조차 몰랐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꽤 도움이 될만한 책을 발견하게 된 건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른다.

[차근차근 배우는 드로잉 원근법]
그림의 기본은 원근법이다.
간단한 상자 그림을 그리는 것조차도
원근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심심한 그림이 되어버린다.
이 책은
사실적인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필수인 원근법을
380여 페이지에 이르는 상세한 설명과 예시로
가득가득 채운 책이다.

코로나가 지속되는 요즘
유난히 히트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공간 인테리어 분야인 거 같다.
TV 프로그램만 하더라도
외출을 많이 할 수 없는 요즘 시대에 발맞추어
늘 머무는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집을 보러 다니고
한정된 공간을 어떻게 하면
실용적이고 아름답게 꾸밀 수 있을지에 대한 얘기들을 한다.
그럴 때 꼭 빼놓지 않게 접하는 화면들이
집 도안이나 집 인테리어 드로잉이다.
실물 영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실제의 그 공간을 어떤 식으로 꾸밀 수 있다는 예시를 보여줄 때도
공간 드로잉을 사용한다.
그럴 때 그 공간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지만
좀 더 높은 상상력과 창의성을 꿈꿀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공간을 드로잉 한다는 것은
무척 매력적인 일임에 틀림이 없다.

드로잉 하기에 앞서 준비물에 대한 설명을 해둔 페이지이다.
사실 드로잉에 큰 준비물이 뭐가 필요하겠는가..
종이와 연필, 자. 지우개 정도만 있어도
드로잉을 위한 준비는 다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만 드로잉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고
두려워하는 마음만 잘 극복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입체적인 공간, 사물 그리기는 원근법에 기인한다.
하지만 원근법에도 다양한 기법이 있다.
제목만 보아도 학창 시절 많이 보고 배웠던 많은 기법들이 있다.
생각해보면 1점 투시니, 2점 투시니 이론적인 것들을
미술 필기시험을 위해서만 열심히 공부했었던 것 같다.
미술시간은 다른 과목들에 비해 배정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그런 미술시간에서조차도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닌 다른 것들을 만들고 배워야 했기 때문에
사실 그림을 그릴 때 적용되는 무수한 기법들을
내가 익히고 갈고닦는 데는 역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의 원근법 내용들이 사실은 한 번쯤은 일부 배우고 지나왔던 것들이지만
또 이렇게까지 깊이 파고들어 익히질 못한 이유로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기본적인 기법의 정의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특징,
그 기법을 활용해 그리는 방법을 착실히 연습할 수 있도록
아주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기본기를 익히는 연습뿐 아니라 그
것이 익숙해지면 조금씩 응용해서 연습해볼 수 있도록
응용 연습 부분까지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마치 미술 선생님의 상세한 지도를 받고 있는 느낌을 준다.


사각형 형태의 기본 틀에서 조금씩 변화시키고
그것을 기초로 한 다양한 형태를 그리는 연습이 가능하다.
케이크 조각이나 전등 그림이
등거리 원근법으로 간단히 그릴 수 있다는 사실도
이렇게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복잡해 보이는 다양한 집의 그림이나 정글짐 그림도
이론적인 기술을 알고 접근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시도해볼 만하다.


1점 투시로 그린 그림은 평행법을 이용한 그림과 어떻게 다르고
어떤 차이점을 느낄 수 있을지
아주 상세한 설명과 많은 예시들로 쉽게 알 수 있다.
문장으로만 설명하지 않고
이렇게 많은 예시들과 함께 설명하니
이해가 쉽고 지루하지 않게 잘 읽히는
그림 교본 책이다.

투시 기법을 사용한 그림들은
좀 더 역동적인 느낌을 주고
실제로 만들어졌을 때의 모습을
더 잘 상상할 수 있게 도와준다.


2점 투시는 1점 투시와 또 다른 느낌을 주는데
그려진 모습만 비교해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보는 이의 시각에 따른
대상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보는 재미가 있다.
1,2,3점 투시의 차이점에 대한 정리도
표로 정리되어 있어서 차이점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어떤 기법이 더 좋고 나쁨이 아닌
대상의 모습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어 좋다.
무수히 많은 SNS 속의 사진들을 보면서
투시를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처음부터 상상해서 그리기가 힘들다면
예쁜 사진을 그림으로 옮기는 작업부터
연습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책에서는 공간이나 사물의 형태를 그리는 것뿐 아니라
그 공간 속의 여러 각도의 사물을 그리거나
풍경을 그리는 방법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다채로운 표현을 하기에 손색이 없다.
드로잉 책들을 몇몇 봐왔지만
이렇게 상세하고 친절한 책은 드문 것 같다.
많은 예시들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서
그림을 이제 시작해 보고자 하는 초보자가 보기에도,
취미로 그림을 생각하는 분들이 보기에도
좋은 드로잉 바이블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을 자세히 차근차근 배워보고 싶다는
나의 갈증을 채워주기에도 안성맞춤인
이 책을 칭찬하며
나아가
풍경이나 색채에 대한 내용도
시리즈로 나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 이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 네이버 카페에서 진행된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도서만을 증정받아 읽고
가감없이 주관적이고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