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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199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토마스.테레사.사비나.프란츠의 상이한 삶의 태도와 그 삶의 과정.결과를 다 보고나니 인간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은 상대에게 원인도 있겠지만, 자신이 느끼는 데로 결정되는 면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았다.

토마스는 테레사를 짐스럽고 무거운 존재로 동정과 부담으로 받아 들인반면, 사비나는 자기가 원할 때 찾아가기도 떠날 수도 있는 속박이 없는 자유롭고 가벼운 존재로 받아들였다. 사비나는 자기에게 강압적인 명령으로 대하는 강한이미지의 토마스와 순종적인 유한이미지의 프란츠 사이를 오가며 자기 자신의 존재 자체의 가벼움을 즐긴다.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의 무거움들인 부모.남편.사랑.조국까지 배반하면서 더 이상의 배반이 없게되는 공허 상태에 빠지지만, 스스로가 자신의 인생의 무거움들을 가벼움으로 바꾸어가는 적극적인 삶을 산다. 그 내면에는 사랑하는 어머니와 지혜로운 아버지가 군림하는 평화롭고 부드럽고 조화로운 가정의 모습을 키치로 품은 체...

테레사는 자신의 출생이 자신의 어머니의 인생을 담보로 했다는 죄책감으로 자신의 인생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결국 토마스를 탈출구로 삼아 원하던 신분상승을 해보지만, 속수무책인 토마스의 바람끼로 항상 불안과 고통으로 삶을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토마스이외에는 희망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연약함과 정절을 앞세워 토마스를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악몽으로 끝없이 시달리면서 자신의 삶 자체가 무거움 이였지만, 그를 떠날 수는 없었다.

프란츠는 마리클로드가 결혼 안해주면 자살한다는 말에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믿고 충실한 가정 생활을 유지해 보지만, 사비나를 알게 된후 부터는 사비나를 원했다. 사비나는 프란츠의 존재가 자신에게 무거움의 존재로 변하는 것이 두려워 그를 떠나버리고,프란츠는 그후 안경 낀 여학생을 알게되지만, 여전히 그의 마음 속에는 사비나의 존재가 남는다. 프란츠에게는 마리클로드.사비나 모두가 무거움의 존재였다. 네 사람의 삶이 형태와 무게는 각기 달랐지만, 죽음으로 토마스와 테레사의 화해. 프란츠와 마리클로드의 화해. 사비나와 조국의 화해를 가져다 주었고, 존재 자제의 가벼움을 얻었다.

쿤데라는 화해는 영원한 회귀란 없다는 데에 근거한 세계에 고유하게 존재하는 심각한 도덕적 변태를 보여준다고 했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단 한번 주어졌기에 그 인생의 최선책을 알 수 없으며,비교도 수정도 할 수 없거니와, 일회적이고 순간적인 이 삶을 그 누구가 심판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인생이 단 한번이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고 열심히 살아지는 지도 모른다. 또 다시 살 수 있다면, 이번엔 이렇게 살고 다음 번에 잘 살아야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한번의 기회 밖에 주어져 있지 않기에 신중하고 적극적으로 살아가게 되는게 아닌가 싶다. 죽을 때 후회하던지 않던지 그게 무슨 소용이냐? 하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살았노라고 후회보다는 만족이 더 큰 삶이였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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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농담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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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님의 <너무도 쓸쓸한 당신>을 통해, 그 분의 따뜻한 감성과 정감어린 표현에 매료되었었다. 박완서님의 글에서 나는 사람냄새가 좋고, 일상사를 돌이켜 보면서 느끼게되는 잔잔한 감동이 좋다. <아주 오래된 농담>역시 국어사전을 펼쳐놓고, 그 분이 쓰신 단어 하나조차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읽었다.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대한 허실을 유감없이 꼬집어 내시면서, 죽음도 탄생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니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강한 비판은 크게 공감을 했다. 심영빈이란 호흡기 내과의사를 통해 여동생 영묘의 남편 송경호의 죽음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돈'과'권력'의 더러움과 유치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아내인 수경은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와 장사속이 결합하여 끊임없이 벌이는 부도덕적 행위로 '아들'을 낳고, 영빈은 국민학교 동창 현금과의 불륜관계를 즐기는 이들의 위선과 가식으로 가정을 포장해 둔채 살아가는 모습들을 그려내고있다...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언제까지 주인의 자리를 빼앗기고 살아야 하는건가? 돈이.권력이.형식이 언제까지 우리 삶을 지배하며 좌지우지하게 놔눌것인가? 이제는 한 번쯤 우리 존재의 의미와 살아가는 까닭을 생각해 보고,존재자체의 소중함에 감사해봄은 어떨지... 허망하기 그지없는게 우리네 삶인듯 싶다가도 행복의 비명을 지르는게 우리네 삶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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