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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와 노동의 미래 - 탈희소성 사회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아론 베나나브 지음, 윤종은 옮김 / 책세상 / 2022년 1월
평점 :
우연히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다 , 로봇 바리스타가 주문을 받음과 동시에 커피콩을 갈고 따듯한물을 내려 아메리카노를 내놓는 장면을 우연히 본적이 있다. 가격은 스타벅스의 1/5 이고 가장 저렴한 커피라는 메가커피의 아메리카노 가격보다도 낮았다. 커피를 들고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짝들어보니 맛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듯 했다.
이렇게 노트북을 사겠다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다니던 대학생의 일자리는 한개 없어졌다...
기계화와 자동화는 피하고 싶어도 피할수 없을 만큼 우리앞에 다가와있다. 예전에 기계화는 공장에서만 볼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병원에서 더 나아가 한국인의 맛, 어머니의 손맛 으로 차별화를 가졌던 식당에서도 로봇이 인간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기업은 필연적으로 비용최소화를 추구한다. 대부분의 시장자체가 완전경쟁시장이기에 타 회사보다 월등하게 높은 가격을 받아 이윤을 추구하는것은 쉽지않다. 그렇기 때문에 비용최소화를 추구하게 되고 비용최소화의 첫 걸음은 인건비 감소이다. 예전에는 인건비 감소를 위해 국내기업은 노동비용이 저렴한 베트남이나 중국과 같은 곳으로 본사 혹은 공장을 이전했다. 하지만, 중국도 인도도 베트남도 이제 더이상 저렴한 임금을 찾을수 있는 곳은 아니였다. 인권이슈와 착한소비의 추구는 소위말하는 노동자를 후려치는 회사를 용서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틈을 파고든것이 자동화와 기계화다. 자동화와 기계화는 조금씩 인간을 대체해 갔고 이는 소위말하는 노동소외 현상을 야기했다. 이는 인간이 생산 주체에서 부차적인 위치로 격하시켰다. 그러다 보니 과거와 달리 노동자가 기본적인 소득을 얻을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게 되었다. 반면 생산자는 과잉생산과 대량생산으로 인해 예전과 같은 가격을 받을수 없게 되었고 이로인한 이윤의 감소는 저성장과 재투자 감소를 일으켰다.
그렇다면, 이런 노동소외 현상과 과잉생산 저성장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최근 정치권에서 발의하고 있는 기본소득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수 있다. 하지만,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수 있을것인가가 주요 이슈이다. 예전 논란이 되었던 기계세의 도입이나 법인세인상을 통한 세입증대로 재원을 마련할수 있다. 하지만, 이는 생산비용의 증가로 인해 소비자에게 그 세금의 일부 혹은 전부가 전가될수 있고 이는 오히려 계속적인 저성장을 불러일으킬수 있다. 또한, 기본소득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야기해 실질소득은 불변 혹은 감소시키는 결과를 일으킬수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자발적 협상을 통해 완전한 기계화와 자동화가 아닌 최적의 점을 찾는 방법이다. 가장 이상적이고 확실한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이해관계자들속에서 그런 최적의 노동 공급과 수요를 찾는것은 불가능하다.
이책의 저자는 자동화와 기계화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투쟁을 통한 인간의 주체화를 주장한다. 영국의 산업혁명시절 노동자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기계가 뺏었다고 주장하며 기계를 때려부수는 러다이트운동을 한다. 러다이트운동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은 아마 자신들의 고향으로돌아갈때 증기기관을 탔을지 모르며 전화기를 통해 집에있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안부를 전했을지도 모른다.
자동화와 기계화는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인간이 기계와 다른건 deep learning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서있는건 기계가 아니라 또다른 사람이다. 기계가 만든 아메리카노 한잔을 들고 또다른 인간을 위한 경제적 선을 베푼다면 인류의 미래는 회색빛이 아닐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