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마의 돌 -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작 뉴온 6
이조은 지음, 주정민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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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퓨마의돌 #이조은 #주정민 #웅진주니어 #웅진주니어문학상수상작 


가제본으로 <6. 냉정한 사람들>까지 읽으며 굉장히 빠른 속도로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뒷 이야기가 너무너무 궁금하다며 

1) 왜 어른들만 바이러스에 걸리는 걸까

2) 나무가 된 어른들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3) 소마는 어떻게 될까

4) 서준이네 가족은 해피엔딩을 맞을까

라는 질문들로 두근두근 기다리던 나는 "허어...이런 결말이라니..." 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사실 나는 불안해 했다. 나무가 된 어른들이 다시금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마도 우주로 떠났다. 가족 중 절반이 곁에서 사라진 셈이다. 그 결말이 오히려 현실감이 들어서 무서워졌다. 서준이네 가족은 해피엔딩을 맞이했다고 느낄까. 결말을 무작정 밝고 행복하게 맺지도, 그렇다고 너무 절망적이거나 우울하게 끝내지도 않은, 사람들이 겪은 슬픔과 고통 속에서 그럼에도 여전히 움트는 희망같은 것이, 나의 마음을 오묘하게 만든다.


인류는 지구에서 어떤 존재로 역할하는가? 우리의 사명은 분명하다.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주님께서 만드신 세상을 관리하고 돌보는 것. 하지만 잘 안됐다. 그래서 뒤늦게 회복하려 하고 있다. 어려울 것이다. 본디 회복하는 것,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작가도 말한다. 불가능하게 여겨지겠지만 기적을 일으키는 건 영웅적인 힘이 아니라 마음을 보태는 거라고. 나는 이 마음들이 잘 모이기를 간절히 원한다. 일단은 나부터, 우리 아이들부터. 그렇게 차근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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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4
이도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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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터치! #이도해 #자음과모음 #달콤쌉싸름한로맨스 


아주 어렸을 적 배워서 초등학생 때 그만둬버린 피아노. 

그땐 그렇게 연습하기 싫어서 한번 치고 두 개 색칠하고 한번 치고 세 개 색칠하며 지루해하던 때가 있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음표와 음표 사이의 관계, 음의 흐름, 분위기, 작곡가의 의도....그런 것들을 고민해본 적이 있던가? 그저 딱딱거리는 박자에 맞추어 틀리지 않고 치는 것, 그 곡을 어느정도 치면 그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것만이 목표인듯 나는 그렇게 재미없게 피아노를 배웠다. 물론 어른이 되어보니 나를 끈질기게 피아노학원에 보냈던 엄마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끼고 있지만.


대학생 때 <노다메 칸타빌레>를 우연히 보고서 새삼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을 노다메가 연습할 때, 치아키가 떠오르는 풍경을 생각해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노다메가 상상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구나! 사실은 이런 분위기의 곡이었구나. 이런 장면을 생각하고 느끼며 연주해야 하는 거였구나. 피아노를 치면서 나는 최문과 비슷하게 이 곡을 치는 내가, 청중이 이 연주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거다. 그래서 왼손이 아픔을 감수하면서까지 최문에게 다양한 감정과 공감을 알려주려고 했나보다. 그 고통을 느낌으로써 최문은 훌쩍 성장했다. 


최문은 암울하고 설렜던 고등학생 시절, 굉장히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타인의 고통을 허락도 없이 먼저 파헤치려 하면 안 된다는 것. 타인의 고통은 타인의 것이기에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에서 상대방이 먼저 말해주기 전까지는 멋대로 알아내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 또한 상대방을 마음대로 판단하고 아픈 부분을 찌르며 함부로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함부로 사람의 약한 부분을 판단하지 않기. 타인이 먼저 나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면 감사함으로 듣고 공감해주고 믿어주기.😉


세상에, 게다가 이 책은 반전의 매력이 있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놀라기는 했지만 앞부분에 뿌려놓은 떡밥을 회수하며 되짚어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다. 말랑말랑 두근두근한 풋사랑의 설렘을 느낌과 동시에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성장해가는 씩씩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엿보고 싶다면 강력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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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문방구 1 : 뚝딱! 이야기 한판 - 제2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
정은정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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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아무거나문방구 #창비좋은어린이책 #창비어린이책 #정은정 #유시연


아이들과 몇 주 전 국어 시간에 <옛날 이야기 이어 말하기 놀이>를 했던 적이 있다. 

이정도 동화는 알겠지, 기억하겠지?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무색하게 아이들은 옛날 이야기를 잘 알지 못했다. 아아, 아쉽다! 흥미로운 옛날 이야기를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되도록 많이 읽을 수 있을까? 


<아무거나 문방구>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친근한 도깨비가 나온다. 그 무엇보다 이야기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아무거나 도깨비'. 도깨비에게는 금은보화보다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가 제일 큰 자산이다. 그럴듯한, 꾸며낸 이야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솔직하게 마음에 있는 말을 하면 그것이 전부 이야기가 된다. 도깨비는 귀기울여 이야기를 들은 후 "자, 네가 이겼어. 여기, 이야깃값!"하고 말한다. 한번도 이야기를 말한 사람이 진 적은 없다. 도깨비가 재미없는 이야기, 쓸 데 없는 이야기라고 말한 적도 한 번도 없다. 각자 저마다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점, 그 사람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는 이야기가 새삼 와닿았다.


맨 뒤, 도깨비 이야기 장부에 모은 내용들은 내가 어렸을 적 읽었던 옛이야기들이었다! 이 이야기들과 관련된 물건이 현대에 이렇게 사용되다니ㅎㅎ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아이들은 저마다 고민도 생각도 분명하게 가지고 있다. 잠깐은 아무거나 문방구에 있는 도구의 힘을 빌리지만 결국 마음을 고쳐먹거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자신들의 몫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한층 성장하는 데 필요한 어른은 아무거나 도깨비씨와 같은 어른이지 않을까 싶다. 이 도깨비를 보고 있자니 왜인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 시리즈를 나오는 족족 읽으면서 문방구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며 성장할지, 도깨비와 어서옵쇼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계속해서 지켜보고 싶다. 그리고 나는 벌써 어른이기는 하지만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을 때 도깨비를 찾아가고 싶다. 나에게는 이야깃값으로 무엇을 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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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짝홀짝 호로록 - 제1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손소영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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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홀짝홀짝호로록 #창비 #창비그림책상 #그림책 #책추천 #책육아 #추천도서


작년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과 국어수업을 할 때 즐겁게 말놀이를 하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하고, 반복되는 말을 찾아 운율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흉내내는 말과 꾸며주는 말을 집어 넣어 문장을 풍성하게 만들기도 했다. 의성어든 의태어든 아이들은 그 말의 느낌에 맞게 흉내를 참 잘 냈다. 


작년에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캐릭터들의 표정과 몸짓, 그에 따른 표현들까지 얼마나 생생하게 다가오는지!

게다가 그저 써져있는 글자가 아니라 글씨체마저 어쩜 이렇게 자세하고 직관적인 표현을 한건지 감탄이 나온다.


오늘은 아침부터 주룩주룩 비가 왔다. 세 명의 아이들이 비를 맞고 축축해져서 돌아왔다. 나는 감기를 걱정하였지만 사실 마음속 어딘가에는 그렇게 같이 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제약 없이 마음껏 놀고 따뜻한 코코아 한 잔 마신다면, 따뜻한 곳에 한 데 모여 앉아 책을 읽으며 신나게 놀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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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한가운데 - 개정판
주얼 지음 / 이스트엔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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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여름의한가운데 #주얼 #단편소설 #eastend


최근에 만난 사람이 자기는 책을 참 좋아한다면서, '내가 겪어보지 못한, 만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게 좋다.'라고 책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늘 그렇듯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이며 '왜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라고 생각했었다.


<여름의 한가운데>는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다섯 편 모두 나는 겪어보지 못했던, 또는 아직 마주하지 않은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삶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제야 앞서 이야기했던 그 사람의 말을 어렴풋이 이해한듯하다. 내가 몰랐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것이 좋다고, 그 사람의 생각, 마음, 그로 인한 표현들...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정말 오랜만에 푹 빠져들어 장면을 그려내며 읽었다. 클라이막스 부분을 읽는 순간 저녁밥을 먹으라는 소리에 책을 내려놓기가 아쉬웠으니까. 


여전한 것과 변하는 것, 머무르는 것과 나아가는 것. 서로 조화롭다면 가장 좋겠다는 말을 읽으며 늘 남편이 강조했던 '균형'이 떠오른다. 언제까지고 머무를 수 없다. 우리는 시간에 따라 흘러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이 있어야 한다. 이것들 사이에도 균형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멋진 하루>를 읽으며 전남친을 떠올려 본다든가, <파주 가는 길>을 읽으며 우리 엄마가 생각난다든가, <월간 윤종신>을 읽으며 '나는 꾸준히 좋아하는 것이 있던가?'라고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잔잔하고 마음 몽글몽글해지는 책. 


보통 '여름 한가운데'라고 한다면 쨍쨍한 태양 아래 뜨겁고 땀나며 흐물흐물해지는 느낌이 대표적일 텐데 이 책을 통해서 여름의 이미지를 하나 더 얻은 것 같다. 이 책의 표지처럼 빠알갛게 물드는 하늘을 곧 볼 수 있기를. 그 하늘 아래에서 나의 머무름과 나아감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지. 그 균형을 잘 잡고 있는지 꼭 돌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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