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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와 볼보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0
김혜연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5월
평점 :
[서평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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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아름다워 흥미를 이끌었던 책, 화사한 색감과는 다르게 유리창 깨진 볼보와 길 잃은 볼보의, 조각난 하루 끝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니 더더욱 궁금해졌다. 뒷 표지에는 "나에게도 보통의 어른이 되는 행운이 찾아올까?"하고 묻는다. '보통의 어른'이란 뭘까. 나도 어른이지만 여전히 더 어른같은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작은 아이가 되는 것만 같고, 학생들 앞에서는 인생 다 산 사람이 되는 것만 같다. '어른'은 상대적인 것일까. 나의 어른이 되기 전 시절은 어땠지? 은수와 주현, 동수처럼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힘겹게 힘겹게 뿌리내리고 흔들리기도 하면서 자라왔을까.
세 아이들 말고도 어른이 등장한다. 은수의 엄마와 아빠, 삼촌, 주현의 외숙모와 외삼촌, 동수의 할머니와 종훈, 한나와 선자 아줌마, 복순이의 주인 할머니. 다들 어른으로서 저마다의 책임을 지고 살아간다. 서툴기도 하지만 나름 자신만의 시간을 살고 있으며 때때로 다정하다. 은수를 공격했던 아빠가 실은 삼촌에게는 가장 좋은 어른이었을 수 있듯이(162p). 맞다, 어른도 가끔 실수할 때가 있다. 세상에서 딸을 제일 사랑하는 우리 아빠가 한순간 무서웠던 날, 그날 이후로 몇년을 보지 않았는데 그때 나보다 더 괴롭고 외로워했을 사람은 아빠였을 것이다. 피하지 말고 기다려줄걸.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대해줄걸. 아빠가 어른이었어도 매순간 어른일 수는 없었을 텐데.
다정은 전염된다. 주현의 외숙모, 외삼촌이 보여주었던 세심한 배려를 주현이 고스란히 받는다. 종훈의 다정한 호의를 동수가 받는다. 동정 말고 긍휼함, 적선 말고 배려함으로.
이 세상에 슬픈 냄새를 풍기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저 슬픈 냄새가 강한지, 오래가는지의 차이이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존재가 있다. 복순이, 아니 볼보처럼. 세상에 누군가의 발치를 따뜻하게 해주는 볼보가 많아졌으면. 그럼 사람들은 좀더 마음놓고 아파하고 고민하고 후회하고 좌절하기도 하면서 저마다의 시간에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