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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골을 찾아서 ㅣ 샘터어린이문고 83
김송순 지음, 클로이 그림 / 샘터사 / 2025년 4월
평점 :
[서평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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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찮으신 할아버지,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현준이. 할아버지에게는 감추고 싶어했던 비밀이 있는 듯하다. 할아버지를 위해서 가족은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그래서 결정한다, 바람골에 가보기로! 물론 바람골에 가는 여정은 쉽지 않다. 할아버지는, 그리고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마을 사람들은 왜 이렇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살았을까? 게다가 지금은 마을 전체가 수몰되었다니...더더욱 아련하게 느껴진다.
사실 책의 표지만 보고 조금 더 다이나믹하며 가볍고 활기찬 소설일 줄 알았는데 큰 착각이었다. 사실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전쟁의 아픔을 함께 공감하도록, 이제는 모두에게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이었다.
오늘 학교에서 인성(도덕) 시간에 아이들과 '화평'을 배우기 시작했다. 화평이란 히브리어로 '샬롬'이며 순도 100%의 정금과도 같은 완전무결한 상태라고 했다. "너희는 언제 평화롭다고 느끼니?"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금세 행복하고 나른한 표정을 지었다. "숙제가 없을 때요." "선베드에 누워 햇살을 느낄 때요." "여유롭다고 느낄 때요." "장난꾸러기 동생이 잘 때요." 그런 소소한 평화로움을 즐기고 있었다. 그럼 이제 최고 학년이니 '나'에서 벗어나 나의 주변을 돌아보면 어떨까? 나의 주변은, 내가 살고 있는 나라는, 지구촌은 평화로울까? 사자와 어린양이 뛰놀고 어린이가 독사굴에 손을 넣어도 물지 않는, 그런 평화의 시대는 도래할 수 있을까? 전쟁이 전혀 없는 세상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말이다(148p).
할아버지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돌아갈 곳이 없다고 했다(97p). 남쪽 사람도 북쪽 사람도 될 수 없어서 자신을 반겨주지 않을 거라고(108p). 정찰병들 때문에 친가족같던 덕칠 아재와도 갑자기 헤어졌었다. 그 이후로 할아버지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나로서는 감히 상상하고 공감할 수 없겠지만 몇십 년을 숨어살고 바들바들 떨면서 힘겹게 살아내지 않았을까, 자신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감추려고 부단히 애를 썼겠지, 그래서 그토록 보고 싶은 가족도 해를 끼칠까 봐 부러 찾지 않았겠구나 싶어 마음이 아려왔다.
인물의 묘사가 나중에 이런 모양 저런 모양으로 다 들어맞는 것을 보면서 작가님은 한참 전부터 의미심장한 단서나 표현을 사용하셨구나, 싶었다. 또, 책의 모서리 부분을 색깔로 표시하여 현재와 과거를 구분해 주는 의도에 오-! 하고 감탄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책을 보여주니 바탕에 색이 들어간 게 신기하다고, 얼른 읽어보고 싶다고 했었지.
책의 주제, 매끄러운 전개, 책의 디자인까지 완성도가 높은 좋은 책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다가오는 호국보훈의 달 6월에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곳곳에 남아있는 전쟁의 아픔과 아직까지 남아있는 흔적에 대하여 나누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