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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늦지 않았어 고마워 ㅣ 책 읽는 샤미 47
박현숙 지음, 해랑 그림 / 이지북 / 2025년 5월
평점 :
[서평단 리뷰]
#지금도늦지않았어고마워 #박현숙 #해랑 #이지북
나는 살면서 크게 후회해 본 적이 있던가? 할 수만 있다면 20일 전으로 돌아가 과오를 바르게 잡아야 한다고 바라는 일 같은 것 말이다. 20일이라...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때의 기억이 없으니 똑같은 선택을 반복하고 20일이 되는 날 또다시 후회하게 될까.
온주는 있다, 후회하는 일이. 다시 되돌아가서 바로잡고 싶은 일이 있다. 그런 온주 앞에 영원불멸을 꿈꾸던 가온족 설지가 나타나게 되고, 도움을 받아 20일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기억을 하지 못한 채 20일 전으로 돌아간 온주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이 책은 크게 두 가지의 사건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학교에서 학생으로서 지내는 온주와 가족 사이에서 큰딸로 지내는 온주. 왜 두 가지의 사건을 보여주었을까. 온주와 서주, 엄마와 할머니가 아빠를 믿어주는 것. 친구를 믿어주는 것. 학생이 선생님을 믿어주는 것, 선생님이 학생을 믿어주는 것...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하셨다. 믿을 수 있을 때까지 믿어주는 거라고. '믿어주는 것', 그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하지만 신뢰 관계를 계속 쌓아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신뢰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시작이다. 그래서 온주는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가족 관계 안에서도, 학교생활에서도 새바람이 불 것이다. 그것도 기분 좋은 사뿐사뿐한 바람이.
전학 온 아이들은 웬만하면 한순간에 훅 친해지기는 어렵다. 또, 이미지가 한번 굳어버리면 스스로 그 틀을 깨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친구들은 점점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쟤는 늘 그러니까.' 하고 익숙해져 버리고 마는 것이다. 습관처럼, 예전부터 그래 왔으니(19p). 아무리 담임이 "같이 해라.", "소외되는 친구 없게 해라."라고 말해도 근본적으로 아이들의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일단 나도 6학년 담임이라서 그런지 교실의 모습에 감정이입이 너무나 잘 되었고, '요즘 아이들은 진짜 이럴까?', '담임을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대한단 말인가...' 하면서 부글부글했더란다. 담임이 말하고 있는데 말을 끊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관심 가지는 사람이 없었다니(52p) 나라면 가만 안 둔다. 소란스러워진 교실을 잠시 바라보다가 밖으로 나가는 선생님의 마음은 어땠을까. 정말 무너졌을 것이다. 게다가 정보가 샌 이유가 선생님의 입이 가벼워서라니!(84p) 이렇게나 선생님을 믿지 못하나, 부질없구나. 하며 한숨이 나왔다. 읽다가 읽다가 1등 상품을 빨리 달라고 재촉하는 아이들을 보며 "맡겨놨냐!"하고 나도 모르게 빽-소리를 냈다! 정점을 찍었달까. 그럼에도 '사랑하는 5학년 2반아'라고 말하는 다정한 선생님이 참 멋지다.
누구든 영원을 살지 않고 내일의 삶을 자신할 수 없다. 그리고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마음은 전달해야 한다. 그러니 표현하고 싶어 마음이 두근두근한다면 꼭 말해주자.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보고싶다고, 고맙다고.
이 작은 책이 뭐라고 울컥 눈물이 난다. 나는 오늘 누구에게 고맙다고 말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