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줄리애나 배곳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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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우주에구멍을내는것은슬픔만이아니다 #포털 #역노화 #줄리애나배곳 #유소영 #인플루엔셜


제목부터가 굉장히 시적이고 표지가 참 아름다웠다. 그래서 너무나 이끌린 책!

두 개의 단편을 읽었는데 <포털>과 <역노화>였다. 정말... 생각해 보지도 못한 이야기. 현실이 되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보았을 때 신비롭고 좋을 것 같으면서도 두렵기도 한 내용이었다.


'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누군가가 두려워하는 것, 원하는 것....... 비밀과 수치심도 구멍을 낼 수 있다.'(29p) 

열린 포털이 군데군데 생기는데 그 포털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과 태도는 전부 제각각이다. 나는 그 구멍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나는 무엇을 슬퍼하는가, 무엇을 두려워하거나 원하는가. 나로 인해 구멍이 생겨날 수 있는가. 각기 다른 포털로 인하여 각기 얻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포털을 통해 나와 에이든은 서로를 온전하게, 완벽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그였'기 때문이다. 에이든뿐만이 아니다. '나'는 '나'이면서 동시에 '나'가 아닌 순간을 겪는다.  


사람이 느끼는 슬픔의 개수만큼, 크기만큼 구멍이 생긴다면 세상은 온통 구멍투성이일 것이다. 누구나 슬픔을 느낀다. 세상에 슬픈 일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슬프지 않을 수는 없을까. 오늘도 화마에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역노화를 읽을 때는 마지막 순간 알 수 없는 마음에 울렁울렁거렸다. 이해할 듯하면서도 잘 이해하지 못하겠는 마음이 공존했다. 감정적 교류가 많이 없었던 아빠와 헤더. 아빠가 어려졌다고 해서,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다고 해서 아빠가 아기가 되어버린 그 모습에서 어떻게 갑자기 용서라는 말이 나왔을까. 무슨 감정이었을까. 


역노화가 진행되는 마지막 날, 당사자는 그날이 마지막 날이란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날 아침 그들은 대체 어떤 감정을 느낄까. 자꾸만 어려지는 내 모습을 보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겠지만 문득문득 공포와 조바심이 몰려올 것 같다. 그 며칠 남지 않은 순간, 나는 무엇을 하며 지낼 것인가. 또 한 가지 당연하면서도 슬픈 점은, 역노화 과정에서는 부모가 자식을 알아보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만큼 슬픈 것이 또 어디 있을까.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 아빠를 보며 내가 버틸 수나 있을까. 


나를 당황하게 하면서도 놀라게 만든 이 조그마한 책이 감탄스럽다. 어쩜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얼른 사서 전부 읽어봐야지. 그리하여 나의 세계는 한 뼘 더 확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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