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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를 위하여 - 피아노를 사랑하는 모두를 위한 헌사
김주영 지음 / BOOKERS(북커스) / 2024년 9월
평점 :
[서평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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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피아노를 시작했던 때는 3살? 4살? 너무 키가 작아서 피아노 선생님 무릎 위에 앉아 건반을 눌렀던 기억이 있다. 몇 살인지는 상관없이 "이거 치고 싶어요!"라고 악보를 들고 와서 즐겁게 피아노를 쳤던 기억도 잠시, 초등학생 때는 매일 피아노 선생님을 피해 학교 담장을 넘어 도망치기 바빴다. 그때는 왜 피아노에서 벗어나고 싶었을까? 피아노 '연습'에서 벗어나고 싶었을까? 어른이 된 나는 그때 꾸준히, 최선을 다해 연습하지 않았던 것에 후회를 한다. 어느 정도 악보는 볼 수 있어도 조금만 어려워지는 악보를 마주하면 칠 수 없는 내 자신을 보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피아니스트가 되면 좋겠다는 선생님의 기대를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이루어드릴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피아노의 매력을 제일 크게 실감한 때는 <피아노의 숲> 만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다. 카이와 슈우헤이, 아지노의 연주를 직접 들어보고 싶다고,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생각했다. 오늘 그때와 비슷한 감정을 이끌어낸 책을 만났다. <피아니스트를 위하여>였다. 이 책을 읽으며 모차르트, 베토벤, 헨델, 리스트...이런 사람들만 알았지 피아니스트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몰랐구나, 하고 느꼈다. 여기에 15명의 피아니스트가 나온다. 어떻게하면 학원을 땡땡이칠 수 있을까 궁리만 하던 나와는 다르게 평생을 피아노와 함께한 사람들, 피아노를 사랑하고 피아노에 인생을 건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이 피아니스트가 친 연주는 어땠을까 무한히 상상에 잠겼다.
그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덤덤하게 써 내려가고, 작가 역시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친절하게 전달해 주어서 연주가들에게 '당신은 누구신가요...? 어떻게 연주했길래 이런 설명을 들을 수 있었나요?'라고 말을 걸게 한다. 오히려 잘 몰랐기에 궁금증은 배로 증폭되었다.
그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하여 책의 뒤쪽에는 무려 181곡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를 수록했다. 이 부분 역시 작가의 정성이 느껴졌다. 평소에 얼마나 많이 찾아들었을까, 곡들을 하나하나 모으는 기쁨은 얼마나 컸을까. 얼마 없는 그들의 연주가 얼마나 귀중하게 느껴졌을까.
같은 곡이지만 해석도 표현도 연주자마다 다를 수 있음을 배운다. 나에게도 그것을 듣는 귀가, 구별할 수 있는 분별력이, 해석할 수 있는 실력이 생기기를 소원하게 된다.
이제 나는 곡뿐만 아니라 그 곡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가 누군지도 살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피아노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듯 했다. 다시 피아노 앞에 앉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