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에 핀 빨간 봉선화 - 1948년 한국, 10·19 여순항쟁 한울림 지구별 그림책
안오일 지음, 장선환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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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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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해 관심만 있을뿐 잘 몰랐던 나는 올해 6학년 담임이 되면서 배운 것도 많고 새로 생긴 습관도 있다. 제일 많이 배운 것은 우리나라의 역사이다. 5학년 때 배우는 역사에 이어 6학년 1학기에는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 등을 배운다. 또, 수학여행을 제주도로 가면서 제주의 아픈 역사인 제주4.3에 대해서도 깊게 공부하는 시간을 가진다. 제주4.3기념관을 둘러보며 아이들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진실은 무엇인지, 누가 나쁘고 좋은 사람인지를 물어봤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뜻과 욕심을 채우기 위해 쉽게 사람들을 죽였다는 점, 나의 목숨처럼 타인의 목숨을 소중하게 생각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가치와 타인의 가치를 동등하게 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죽임과 고통을 다했는데도 그와 상관없이 명령을 강행하고 오랫동안 사과가 없었다.


1948년 10월 19일, 여순항쟁이 벌어졌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건이기에 더욱 가슴 아팠던 그림책이다. 아이들에게 모든 일을 말할 수 없기에 아이들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모른다. 그렇기에 그 풍경을 봤을 때 더욱 참혹하게 느껴지고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어떤 두려움과 아픔을 품은 채 자라나게 될까. 이 책에서 누가 주인공인가, 하며 읽어보니 누나도, 누나의 동생도, 음악 선생님도 모두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그날 그 곳에서 희생을 당했던 사람들, 그 총살을 지켜봐야만 했던 사람들이 전부 주인공이었다.


"울 밑에 선 봉선화야 / 네 모양이 처량하다 / 길고 긴 날 여름철에 / 아름답게 꽃필 적에 / 어여쁘신 아가씨들 / 너를 반겨 놀았도다"

어렸을 때 많이 가지고 놀았던 봉선화. 봉선화의 모양이 왜 처량할까. 이 그림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이 가곡의 가사를 유심히 읽을 수 있었다. 무슨 뜻으로, 무슨 의미로 이런 가사를 만들었을까, 하고 찾아보니 일제 치하의 조선인들의 신세를 한탄했다고 나온다. 나라 잃은 망국의 슬픔을 초가집 울타리 아래에서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고 한 여름 내내 꽃을 피우는 봉선화에 비유했다고 한다.(울 밑에 선 봉선화야_자투리 풍경_송광섭)


여순항쟁이 일어난지 무려 72년 만에 시민들에 대한 첫 번째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72년이라니, 이게 무슨 일인가. 하지만 아직도 여순항쟁의 진실을 밝히는 일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니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사건을 계속해서 기억하도록, 그리고 정의로운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세상을 바꾼 그때 그곳으로>시리즈가 계속 출판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울림어린이의 이 시리즈가 계속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우리 누구도 억울해하지 않는 공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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