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비둘기를 지극히 싫어하고, 무서워하기까지 하는 나로써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쥐스킨트의 이 책을 읽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나는 책 표지에 있는 비둘기 그림조차 싫을 정도로 비둘기에 비정상적인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의 주인공도 평온했던-밖에서 보기엔 무미건조한- 생활이 어느날 자신의 방 문 앞에 찾아온 비둘기 한마리 때문에 깨어지고 불안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의 비둘기는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돌 하나, 기계적인 삶에 불어온 바람이다. 폐쇄적으로 자신만의 공간에서 편안함을 누리며 살아온 사람에게 던지는 작은 질문이다. 불안하고 소용돌이 같은 내면을 보낸 하루를 끝내고 비둘기가 있던 방 앞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외형적으로 내일이 오늘과 똑같은 삶을 산다 하더라고, 정말 다르지 않다고 말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