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의 미래 - 양자컴퓨터 혁명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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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꼽은 2023년의 책은 미치오 카쿠의 『평행우주』 였다. #평행우주 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현재의 컴퓨터를 능가하는 양자컴퓨터를 만들려면 결맞음상태에 있는 원자가 1,000~100만 개까지 필요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양자컴퓨터는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280-281 p.) 그러므로 그의 신간 『양자컴퓨터의 미래』 에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2012년 존 프레스킬이라는 물리학자가 '양자 슈프리머시(Quantum Supremacy)' - 이 책의 원서명 - 라는 단어를 언급한 이후로 양자컴퓨터 완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듯 하다. 그가 『평행우주』를 쓴 2005년으로부터 18년이 지난 지금, 그는 양자컴퓨터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 ... 양자컴퓨터는 디지털 컴퓨터를 무한히 긴 시간 동안 가동해도 절대 풀 수 없었던 문제까지 해결하는,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컴퓨터이다. ... 양자컴퓨터는 모든 가능한 경로를 '한꺼번에' 거의 빛의 속도로 분석할 수 있다. (12-13 p.)


그는 양자컴퓨터에 이르기까지의 역사, 개발 현황과 종류,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양자역학을 설명한 후 양자컴퓨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썼다. 『평행우주』를 읽을 때도 느꼈지만 역시 그는 어려운 이론을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내는데 천재적이다. 17장 「2050년의 일상」 에서는 이 모든 것이 실현되었을 때의 모습을 그린다. 핵융합로 가동에 성공해 청정에너지를 무한정 쓸 수 있는 시대, 최신 초음속 제트여객기 운항에 성공하는 시대, 알츠하이머 예방약이 출시되고, 양칫물을 통해 암진단이 되며 접종으로 치료가 되는 시대, 지구온난화를 저지할 수 있는 시대, 식량 문제가 사라지는 시대, 우주의 기원에 대한 해답을 얻는 시대, 달로 신혼여행을 갈 수 있는 시대. 이 모든 것은 양자컴퓨터로 그릴 수 있는 미래다. 양자역학이 물리학계의 정설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 양자역학이 '모든 가능한 상태'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그 모든 것이 허무맹랑해 보이지가 않는다. 그가 다른 평행우주를 향한 인류의 대탈출을 이야기할 때처럼 이번에도 그럴듯한 SF영화 한 편을 본 기분이었다. 나는 이번에도 『평행우주』 를 읽고 썼을 때와 같은 감상을 남긴다. 믿을 수 없이 요원한 일 같지만 참 다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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