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 발견의 첫걸음 4
이고은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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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를 접하고 과학이 이렇게 따뜻한 학문이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은 내 몸의 주인이 누구인가 하는 질문이었다. 세포분열과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언제부터 인정할 것인가 하는 이야기를 읽던 나는 나와 너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지구상의 작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물론 과학책이니 과학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게 담겨있었지만, 과학을 소개하는 작가의 풍부한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었다.

우리 몸을 이루는 각 세포는 어느 기관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다르다고 한다. 지구의 탄소가 대기를 지나 식물, 초식동물, 육식동물을 거쳐 인간에까지 순환한다는 사실은 인간의 존재도 지구의 일부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은 시력의 차이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은 감상에 젖기도 했다.

모두가 보는 색이 다르고 시선의 높이가 다르고 그에 따라 보이는 세상이 다르다는 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알고 있던 것들이 너무나도 개인적인 것이며,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렀고, 타인의 말과 생각에 보다 귀를 기울여야겠다는 다짐까지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다 읽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문장의 수준도 난해하지 않았고, 적절하게 소제목으로 나뉘어 있어서 사이사이 끊어 읽기도 좋았다. 책의 구성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마지막에 닿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한 번 읽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렇게 따뜻하게 읽혔는지에 대한 답이 작가의 말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접할 모든 독자가 인간의 가치와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길 바라면서, 과학을 사랑하게 될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연구 결과, 과거 아프리카 지역에 진한 검은색 피부를 가진 인류의 조상들이 모여 살다가 지구 곳곳에 정착한 뒤 그 후손 중에 흰 피부를 갖는 사람이 태어나게 된 게 아니라, 아프리카에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이 존재했다는 것을 밝혀냈어요. 그리고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피부색이 진한 사람들이 나타났으며, 이후 이들은 아프리카 대륙에 크게 퍼져 나갔다는 것도요.

요컨데,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 말은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여기서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 표현은 인간이 자기 유전자에 각인된 최선을 위해서 행동한다는 의미입니다. <중략> 그래서 도킨스는 처음 이 개념을 주장할 때 ‘협력적 유전자‘, 혹은 ‘불멸의 유전자‘라고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상당히 후회한다고 밝혔어요.

모든 것을 잘하려고 부담 갖지 마세요. 남들이 잘하는 분야를 나만 못한다고 스스로 다그치지 마세요. 그 대신 여러분이 흥미와 호기심을 갖고 재능을 보이는 자신만의 지능을 찾으세요. 그 지능과 관련된 분야를 발전시키고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할 때, 인간 사회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비로소 깨닫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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