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언덕 위에 있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7
전금자 지음 / 시공주니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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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하게 쌓인 돌멩이 위에

살짝 까치발하고선

고개 쑤욱 내밀어 무언가를 찾는 듯한 

오리 한 마리!

그 아래엔 이 책의 제목이 손글씨로

귀엽게 적혀 있어요. 

<우리 집은 언덕 위에 있어>


면지를 지나고 속표지에 다다르니

앞표지의 그 오리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작은 쪽지 하나를 받았어요. 

쪽지를 보낸 토끼의 놀러 오란 이야기에

오리는 무작정 길을 떠납니다. 



저라면 지도 어플을 켜고, 주소를 찍고, 

대중교통? 자동차? 도보? 자전거?

대략 확인이라도 하고 찾아갈 텐데... ^^;;

스마트폰(?)이 없는 오리는 

언덕 위에 있다는 글만 보고선 길을 나섭니다. 


땅이 비탈지고 조금 높은 곳인 "언덕"

언덕처럼 보이는 수많은 언덕을

오르고, 또 오르다 보니

본의 아니게 다른 친구들도 만나고

제법 친절한 도움도 받고, 

제법 까칠한 대답도 들어요.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묻고 또 물어가며 길을 가던 오리는

마침내 놀러 오라던 그 토끼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 오리고생(?)하며 찾아왔으면서

두 날개를 파닥거리며 아주 반갑게 말합니다. 

"너 찾기 되게 쉽더라." 

아... ㅋㅋㅋㅋ  

이 캐릭터 뭐죠?  (완전 맘에 들어요. ㅋ)


이 그림책에선 쪽지의 결정적 힌트로 보이는

수많은 언덕을 오르며 장면이 넘어가지만

실은.. 이름이 결정적 힌트가 되는데요. 

이 부분은 출판사의 리뷰에서도

"이름을 부르는 행위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합니다. 

이 부분을 보며 김영미 작가님이 쓰신

<그림책이면 충분하다> 책 속

'이름이 만들어 내는 세계' 챕터가 생각났어요. 



이름을 갖는 것은 그로 인한 세계를 갖는 것이며

그 이름이 존재하거나 기억되는 한 

그 세계는 불멸이라는 것, 

그래서 이름은 존재의 가장 중요한 방식이다. 

그래서 그러한가, 집이나 이름이나 같이

'짓다'라는 단어를 쓴다. 

- 승효상,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

위 내용을 인용하며

김영미 작가님은 동화책을 읽으면서부터

'이름'이란 단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어쩌다 보니 주인공 이름으로만 된 제목의 동화책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하시며

<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 그림책을 함께 소개합니다. 

이 부분의 내용이 무척 인상 깊어

따로 표시도 해 두었던 기억이 나고요. 



비교적 심플한 그림이지만 무척 따스하고, 

길 찾기엔 도통 소질 없는 길치이면서

포기할 줄 모르는 오리가 

무척 사랑스러운 이 그림책!

그냥 계속계속 넘겨보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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