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했던 여름이 지나고
태재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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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보다 마음을 더 쓰고 싶다. 글 써낸 손에 주름 말고는 아무 것도 남지 않도록. 내 마음과 내 손으로 일구는 내 인생. 내 마음과 내 손으로 일구는 내 인생.' (p.20)


이 책은 저자의 「삶에 대한 독백」이다. '16년 여름부터 '17년 여름까지. 이상적인 삶과 현실의 고단함 속에서 다양한 감정과 사색, 깨달음을 잔잔하게 그려 냈다. 이야기는 많은 울림을 준다. 저자의 생각과 시선 역시 우리의 삶에 대한 생각이요 시선이기 때문이다. 


시인 혹은 국어선생님을 꿈꾸던 청년은 스스로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가기로 한다. 글이 좋아 카피라이터가 되었지만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선택의 하나였을 뿐. 선택은 필연적으로 다른 쪽의 결핍을 동반하기에 늘 행복하지는 않다. 저자에게 행복의 반대는 불행이 아니라 다행이다. 그래서 저자는 '다행'스럽다. 


글은 꾸밈이 없고 단단하다. 그리고 솔직하고 간결하다. 다양한 시선으로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감사하고 행복해 한다. 특별한 주제를 따로 모아 엮은 것이 아니다. 늘 보던 사람들, 일했던 장소, 방안, 카페, 식당 등 평범하고 익숙한 것들이다. 이 모두를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고 미소짓는다. 


하루하루 일어나는 사건은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순간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된다. 그렇게 사계절을 보내며 저자의 빈곤한 여름은 다행인 날들로 채워지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었다. 


이 책은 희망을 전한다. 저자에게 열매가 맺혔듯이 우리의 삶도 불행이 아닌 다행인 시간들로 채울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모습을 통해 나를 투영해본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많았다. 이 책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재발견하고 삶을 의미있고 따뜻하게 채울 생각이다. 기억하는 모든 것은 아름답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나는 살면서 더 쭉쭉 예쁘다고 말하고 싶고, 내 주변에 멋진 사람들이 빵빵하면 좋겠다. 더불어 나도 가끔은 예쁘고 멋진 사람이면 좋겠다.'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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