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모를 것이다 - 그토록 보잘것없는 순간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정태규 지음, 김덕기 그림 / 마음서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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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신이 인간에게 병을 주는 것은 너무 오만해지지 말라는 경고인지도 모른다. 자신을 돌아보라는, 그 동안의 삶의 습성을 바꾸라는 충고인지도 모른다 (p.43)'


이 책은 저자의 삶의 기록이자 성찰이다. 저자인 정태규 작가는 루게릭 병으로 7년째 병상에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근육이 사라지고 전신이 마비되어 스스로 호흡도 할 수 없다. 호흡기에 의지해서 하루하루 생을 연명하고 있는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수단은 눈의 깜빡임 뿐이다. 안구 마우스에 의지해서 한자한자 어렵게 토해낸 그의 이야기는 그래서 가슴이 시리도록 진정성있고 뭉클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작가에게 병이 나타나기 시작한 '11년 가을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담고 있다. 2부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이다. 첫번째는 루게릭 병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비원(秘苑)에서 희망을 노래하고, 두번째는 중환자실에서 삶을 조망하는 자전적 소설이다. 3부는 '12년에 발표했던 산문집 <꿈을 굽다>에 수록된 에세이를 선별했다.


국어교사이자 소설가인 저자는 어느 평범한 아침에 출근준비를 하다가 손가락에 힘이 빠져 와이셔츠 단추를 끼우지 못하는 일을 겪는다. 그러다가 차츰 몸 전체로 마비증세가 번지기 시작한다. 근육 운동을 조절하는 뇌세포가 파괴되어 근육이 소실되고 궁극적으로 호흡마비로 사망한다는 루게릭 병은 이렇게 소리없이 숨통을 죄여 오고 있었다. 매일 나빠지고 완치는 불가능한 병. 감각과 통증은 그대로인데 아무 것도 움직일 수 없는 잔인한 병.


저자는 삶의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자신을 돌아보고 의연하게 삶을 성찰하기로 한다. 운명은 잔인했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따뜻한 지인들은 언제나 곁에 있었다. 새로운 삶에 적응하는 것도, 자신을 구원하는 것도 결국은 정신이지 육체가 아니다. 그렇게 저자는 삶의 나락에서도 희망을 그리며 글을 썼다.


우리는 때때로 육체적 건강함이 주는 행복을 잊고 산다. 마치 죽음은 우리와는 아무런 관계없는 일처럼 여긴다. 우리에겐 일상의 작은 일들은 너무도 사소하다. 그런데 세상에는 이 사소한 것이 한없이 부러운 사람이 있다. 저자에게 죽음은 항상 가까이에 있는 멍에와 같다. 그렇기에 저자는 '사소한 일상'과 '건강한 삶'이 얼마나 큰 기쁨이고 희망인지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사소한 일상을 누리는 것에 감사한다. 건강한 삶과 행복, 사람에 대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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