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는 보았다! - 회계사의 눈으로 기업의 '뒷모습'을 밝혀내다
마에카와 오사미쓰 지음, 정혜주 옮김 / 도슨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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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실적이 좋다고 발표하는 기업이라도, 결산서를 잘 읽어보면 실제로는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다룰 내용은 결산서를 통해 알 수 있는 기업의 '뒷모습'이다 (p.6)'


마케팅 부문에서 일하다 보니 월마다 매출과 손익을 분석하고 있다. 대체로 기업이 공개하는 공시자료는 긍정적인 성과 위주로 표현되기 마련이다. 여기에는 투자요인, 자금난, 성과부진 등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다. 저자는 공시자료나 관련 소식을 그대로 믿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한다.


결산서는 기업의 건전성이나 경영 성과 및 자금의 흐름을 보기에 최적이다. 결산서의 숫자 뒤에는 기업이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다. 저자는 결산서 분석의 전문 회계사답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결산서를 읽는 방법과 숫자가 말하는 진실을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들려준다.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 결산서를 분석하는 법을 알려 주는 서적은 많다. 이 책이 탁월한 점은 원칙적이고 교과서적인 설명이 아니라, 실제 이슈가 있었던 기업의 결산서를 바탕으로 저자의 분석과 해설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회계 전공자가 아니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방대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줄여 전달하고 있고, 시기별 데이터를 도표화해서 문제의 발생 전후와 결과를 다각도로 설명해준다.


이 책은 실제 발생한 사례를 모은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사업의 변화, 기업환경과 경영철학, 기업이 종업원을 대하는 태도, 팹리스 제조업체의 모범적 사례, 초기투자 실패의 교훈, 분식회계와 기업 도덕성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결산서를 입체적으로 설명해준다.


① 소니 - 소니는 전자회사일까? 소니의 변신


소니는 '14년 1,259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TV는 흑자에 성공했으나 스마트폰에서 부진이 이어졌다. 그런데 결산서는 세전이익이 흑자인데, 법인세가 세전이익의 2배가 넘었다. '09년을 전후로 금융사업과 음악, 영화사업이 핵심으로 성장한 것이다. 전자사업이 적자를 내고 있으나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니는 지금도 핵심사업의 변신(전자→금융)을 거듭하고 있다.


② 오쓰카 가구 - 기업환경과 경영자 경영철학의 차이 (재고, 급여, 종업원수)


오쓰카 가구는 유통단계를 혁신적으로 줄이고 회원제를 도입해 탑클래스가 되었다. 승승장구 하다가 '14년에 영업이익이 적자가 되었다. 경영 정상화라는 미명아래 창업자와 딸이 경영권을 두고 대립했다. 창업자는 어려운 시기에도 재고를 보유하고 급여를 삭감하지 않으며 감원을 하지 않는 따뜻한 경영자였다. 그러나 기업환경은 경영성과를 내기위해 결단을 필요로 하였으며, 주주는 결국 딸을 선택했다.


③ 코지마, 닛산 -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명암을 가르다


코지마는 '97년 이후 가전판매점 업계에서 매출규모로 일본 제일의 회사였다. '04년에 영업이익 적자가 발생하고 침체에 빠졌다. 대책으로 정사원을 계약직으로 대규모 전환하면서 임금인하를 하여 조직의 사기가 떨어지고 결국 침체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한편, 닛산은 카를로스 곤의 취임 후 '99년 적자를 '00년 흑자로 전환시키는 성공했다. 핵심요인은 원재료비 절감, 협력업체수 감소였다. 닛산 역시 인원은 줄였으나 임금은 올림으로써 종업원의 마음을 얻었다.


④ 키엔스 - 초우량 기업, 높은 이익률, 제조업이나 공장이 없는 이상한 회사


키엔스는 공장 생산라인의 자동화 센서 및 측정기구를 취급하는 업체이다. 매출액 중 20%가 원가이고 80%가 총이익인 초우량 기업이다. 키엔스는 제조업이지만 공장이 없는 팹리스 경영형태이다. 즉, 개발, 기획, 설계는 하지만 설비는 없고 제품은 협력회사에서 제공받아 조달하는 형태이다. 견고한 재무기반과 금욕적인 경영 및 독자적인 기술로 업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


⑤ 스카이마크, 에모리 그룹 홀딩스 - 설익은 투자가 파산까지


스카이마크는 독립계 항공회사로 저렴한 항공요금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96년에 설립되어 '12년까지 흑자를 내다가 '13년에 대형 적자를 내고 도산했다. 거액의 자금을 A380 구매에 투자했는데 투자금액이 연매출의 2배가 넘었다. 결국 투자를 줄였으나 예약금과 선급금을 받지 못하고 위약금까지 물게 되었다. 설비투자의 사전 조사없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것이 파산으로 치달았다.

에모리 그룹은 화학품과 전자재료를 다루는 도매회사이다. 매출액과 손익이 증가하는데 종업원 수는 계속 줄고 있었다. 실적 악화를 감추기 위해 매출액과 매출원가를 조작했는데 결국 캐시플로계산서를 통해 분식이 알려졌다. 영업활동에 따른 캐시가 마이너스였던 것이다.


⑥ 도시바 - 교묘한 분식회계 '공사진행기준'


도시바는 S/W 개발사업의 견적원가를 수정하고, 가치가 떨어진 재고에 대해 평가손 계산을 미루는 방법 등으로 부적절한 분식을 했다. 또한 조작된 회계처리로 배당금까지 부적절하게 지불되어 도덕성에도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분식회계로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를 조작하여 감사인을 속였지만, 캐시플로계산서는 속일 수 없었고 결국 모든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스스로 결산서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여, 기업의 경영상태와 자원활용, 경영철학 등 기업의 실체에 다가가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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