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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동길 로맨스
오명화 지음 / 프로방스 / 2017년 10월
평점 :
'내 집 가까이에 있는 오래됐지만 멋진, 낡았지만 정겨운 장소들을, 여행하듯 둘러보는 즐거움을 많은 분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p.258)'
이 책은 서울의 북촌과 서촌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북촌과 서촌에 거주하면서 다양한 곳을 거닐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도심 속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공간을 독자에게 소개해 준다. 때로는 오래된 것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 아파하고, 때로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전한다.
「1부 북촌」은 계동 주변 고궁에서 시작한다. 창덕궁, 경복궁, 창경궁, 운현궁...고궁은 역사를 돌아보기에도 좋고, 자연과 더불어 여유를 부리기도 좋은 쉼터이다. 북촌의 카페는 아기자기함과 독특함으로 아련한 추억과 색다른 느낌을 준다. 정독도서관은 화사한 벚꽃과 책이 반기고, 삼청공원은 가족이 나들이하기에 최고로 즐겁다. 우정총국에서 봄의 신록, 가을의 운치를 만끽한 후, 북촌에서 '한옥체험'으로 앞마당과 별의 운치를 느껴 보는 것도 색다르다. 미술관과 영화관을 들러 당시의 생활상과 코드가 맞는 영화를 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북촌 한옥마을의 독립서점은 오래된 것들과 조화롭다. 공방의 젊은 사장님들의 상생하는 모습도 아름답다. 때로는 여러 문제가 발생하지만 계동의 사람들은 융통성이 좋다. 도시에서도 마음을 열면 따뜻한 소통의 가능성이 보인다. 남산에서는 빛나는 불빛과 함께 추억이 하나씩 꽃핀다. 옛스러운 것과 현대적인 것, 노년과 젊음, 세대의 추억이 어울린 오래된 학교, 낙원상가와 동대문 DDP 등 같은 공간에 세대간 다른 추억이 깃들여 있다. 그래서 변화는 그 시대 사람들의 정체성을 만들어 간다.
「2부 서촌」은 청와대사랑채가 출발점이다. 주민들의 놀이와 소통공간으로 산책, 공놀이, 자전거에 제격이다. 또한 통인시장이 지척에 있어 '기름떡볶이'와 '엽전도시락'을 맛보기에도 좋다. 북악스카이웨이 전망대는 서울의 야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가벼운 산책으로 충만함을 맛본다. 윤동주문학관과 박노수미술관에서 시대의 아픔과 예술가의 발자취를 느껴본다. 덕수궁 돌담길을 느리게 걸으며 꽃향기와 새소리, 낙엽과 함께 사색해본다. 청계천은 낮과 밤, 계절에 따라 다른 느낌이어서 좋다. 혼자 걸으며 생각을 정리할 때는 경희궁과 수성동 계곡이 제격이다.
우리는 늘 가까이 있기에 소중함을 잘 모른다. 저자는 마음을 열면 주위는 매력적인 곳들로 가득하다고 말한다. 늘 익숙해서 무심한 도심 속 공간에서도 새로운 매력은 쏟아 난다. 보석을 찾는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때로는 삶은 우리를 힘들게 하기도 하고 어려운 일들을 던져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이 전해주는 공간을 거닐어 보자. 저자가 느꼈을 사유를 따라 해보자. 같은 공간이되 다른 시간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면서, 지친 도시생활에 활력을 찾고 삶의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면 좋을 것이다.
